▶ “북한 정치상황 현장서 가장 잘 이해…진위분간 안가는 선전 내내 맞닥뜨려”
▶ “주북한 러대사 ‘식량난 조짐 발견 못 했다’는 발언 신뢰”
2018년까지 주북한 독일대사를 두번이나 지낸 토마스 섀퍼 전 대사는 "북한 정권은 사람을 경시하지만, 이성적으로 일하고 아주아주 참을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18일(현지시간) 독일 디벨트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북한에는) 참을성이 있어야 대응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행정부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북한을 경제적 인센티브로 회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큰 착각이라며, 북한 군부는 이 같은 경제 개발을 외국 사상의 침공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섀퍼 전 대사는 2007∼2010년과 2013∼2018년 주북한 독일 대사를 지냈다. 독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2월 28일 북한 주재 독일대사관을 잠정적으로 폐쇄하고 직원들을 일시적으로 철수시키기로 한 바 있다.
섀퍼 전 대사는 평양에 두 차례나 부임한 이유에 대해 "북한에서는 외국인으로서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기만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존경을 얻는 게 전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부에서는 북한을 파악하기 워낙 어렵기 때문에, 정치 상황은 현장에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면서 "평양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다"고 강조했다.
섀퍼 전 대사는 북한 주재 대사로서 일과에 대해 "북한에서 외국인으로서 무언가를 납득하기는 극도로 어렵다"면서 "종종 일과시간 내내 북한 정권이 발표한 성명을 읽는데, 선전에 익사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도부가 발표한 성명을 모두 보는 이들은 극소수고, 이에 대한 배경을 물을 수 있는 것은 더욱 적다"면서 "이는 대사관이 없는 미국이나 한국에 있어서는 결정적으로 불리한 점"이라고 말했다.
미국이나 한국은 성명들을 정확히 모니터링 하고 있지만, 이에 관해 확인할 북한 당국이 없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섀퍼 전 대사는 "성명에서 정치적 노선을 파악하려고 시도하지만, 이는 기만을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 북한 주민이 자신에게 '정기적으로 선전물을 외워야 하는 강습회에 가야 하는데, 때로 뭐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르겠다'며, 이 때문에 그 주민은 분노하고 미칠 것 같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진위 분간을 헷갈리게 하는 것은 북한 정부가 의도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 나는 업무시간 내내 이와 맞닥뜨려야 했다"고 말했다.
섀퍼 전 대사는 최근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서는 "북한 내 마지막 외국인 중 하나로 나와도 친분이 있는 러시아 대사가 몇 주 전 '상황이 힘들지만, 식량난의 조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이게 가장 믿을 수 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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