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지역 등 5.5인치 침수·산사태
▶ 산불피해에 홍수까지

25일 오후 LA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한인타운도 곳곳이 침수됐다. 이날 한인타운 6가와 버질 교차로가 완전 물에 잠겨 차량 키높이로 물보라가 튀고 있다. [박상혁 기자]
가뭄 비상사태로 신음하던 남가주에 반가운 비가 쏟아졌다. 하지만 북가주와 중가주 지역에서는 폭풍우가 올 시즌 가장 강력한 기세로 강타하면서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 등이 발생해 피해를 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폭풍우 전선이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캘리포니아 전역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북가주에서는 폭우로 인한 홍수사태가 났고, LA를 비롯한 남가주 일대에서 모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북가주의 경우 지난 24일부터 올 시즌 최대 강수량을 기록해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24시간 동안 최대 5.5인치의 비가 쏟아졌다. 이번 폭풍우 전선은 25일 남가주로 내려오면서 LA 카운티와 벤추라 카운티에 최소 0.5인치에서 1인치까지 비를 뿌렸다.
특히 최근 2년간 가혹한 가뭄과 산불로 고통받던 지역 주민들은 이제 홍수로 피해를 입었다. 북가주 새크라멘토 서쪽의 산타로사 지역에서는 하루 만에 6인치 이상의 비가 내렸다. 폭우로 산타로사, 소노마 등지에는 거리와 주택이 침수됐다.
일부 프리웨이와 도로에서는 진흙, 바위, 나무가 도로의 양방향을 덮쳐 통행이 완전히 통제되기도 하는 등 산사태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플루머스 카운티에서는 폭우에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70번 하이웨이를 덮쳐 양방향 통행이 완전히 차단되기도 했다.
전력회사 PG&E는 트위터에서 “이번 폭풍으로 고객 38만 명이 정전 사태를 겪었다”고 밝혔다. 이 중 12만5,000명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아 정전 피해를 보고 있다. 곳곳에서 최대 시속 70마일 이상의 강풍도 불어닥쳐 가로수가 쓰러지고 대형트럭 등 차량들이 전복되는 사고도 잇따랐다.
이번 폭풍우는 ‘대기의 강’(atmospheric river)이라는 기상 현상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기의 강이란 좁고 긴 형태로 이어진 습한 공기층이다. 이 공기층을 따라 태평양의 습기가 육지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형태의 공기층은 과거 하와이 근처에서 먼저 발견됐다고 해서 과거에는 ‘파인애플 특급’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서부기상·이상기후 연구소는 이번 대기의 강의 규모를 5번째 단계로 측정했다. 단계가 높을수록 강수량이 많고 피해가 크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폭풍우가 과거 대규모 산불 피해지역에 집중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언덕의 수목이 모두 타버린 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면 산사태 위험을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번 폭우 역시 온난화가 근원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아비바 로씨 환경학 교수는 “역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던 캘리포니아가 1주일 만에 최악의 10월 폭우를 맞이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단순히 ‘더 따뜻한 날씨’가 아니라 기후 체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뜻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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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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