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 4인은 29일(한국시간 기준) 마지막 1대1 TV 토론에서 '원희룡·윤석열 조'와 '유승민·홍준표 조'(가나다순) 조합으로 맞붙었다.

경선 도중 '2대2 구도'를 형성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서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후보끼리 한 조를 이룬 만큼 앞선 두 차례 1대1 토론을 뜨겁게 달군 인신공격이나 비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 원희룡 "전적으로 동의" 윤석열 "함께 하시죠"

먼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의 토론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사회자가 토론을 정리하며 "경선 시작 후 지금처럼 차분하게 토론이 이어지고 후보들이 철학과 원칙을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은 없었던 것 같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토론 초반 원 전 지사가 '국가 찬스로 국민을 뒷바라지하겠다'는 자신의 핵심 비전을 꺼내자, 윤 전 총장은 "제가 주장하는 공정 국가와 상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맞장구쳤다.

원 전 지사 역시 '시장 자유를 보장하되 경쟁에서 밀려난 국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는 윤 전 총장의 철학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치 혁신에 대한 입장도 일치했다.

원 전 지사는 "공천권을 당원과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고, 윤 전 총장은 "제가 생각하는 정답을 딱 말씀했다"라고 했다.

토론을 마무리하면서 두 후보는 정권 교체에 힘을 합치자는 다짐도 덧붙였다.

원 전 지사가 "미래 세대의 몫을 빼앗아 오는 정책을 정권 교체를 통해 중단시키고 바꿔야 한다"고 하자 윤 전 총장은 "함께 하시죠"라고 말했다.

◇ 洪 "경제부총리 하시라" 劉 "법무장관 하시라"

홍준표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열띤 정책 대결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먼저 홍 의원의 공매도 폐지 공약에 대해 "우리나라만 공매도를 완전히 폐지하면 경제에 굉장히 큰 충격을 줄 것"이라며 "위험한 발상인데 바꿀 생각이 없나"라고 캐물었다.

홍 의원은 "지금 공매도 제도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며 "4년 전 대선에서 같은 공약을 발표할 때는 준비가 잘 안 돼 있었지만, 4년 간 공약을 많이 손질했다"고 강조했다.

모병제에 대해서도 이견을 노출했다.

유 전 의원이 "모병제를 도입하면 저소득 취약계층 자녀만 군대에 갈 수 있어 공정하지 못하다"고 지적하자 홍 의원은 "오히려 모병제를 통해 일당백 하는 강군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유 전 의원이 자신의 내신 폐지 공약에 대해 "공교육을 없애자는 것인가"라고 비판하자 "질문하는 게 참 극단적인 상황만 얘기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홍 후보가 극단적인 공약만 낸다"며 "정책이 극단적이지 어떻게 제 질문이 극단적인가"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홍 의원이 '경제 대통령'을 내세우는 유 전 의원을 향해 "경제부총리하면 안 되겠냐"고 하자, 유 전 의원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홍 후보를 법무부 장관으로 할까 싶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