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리전이자 내년 중간선거를 가늠할 풍향계로 평가되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가 1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주지사 선거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우군인 민주당 소속 테리 매컬리프 전 주지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한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 후보가 팽팽하게 맞붙은 상황이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5%포인트 가까운 우위를 보여온 매컬리프 후보는 최근 조사에서는 영킨 후보와 우위를 점치기 어려운 접전을 이어가고 있다.

CNN은 한 달 전부터 두 후보 간 격차가 3%포인트 이내로 좁아졌고 최근 조사에선 영킨 후보가 매컬리프 후보를 평균 1%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보도했다.

특히 폭스뉴스가 지난달 24~27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투표할 가능성이 큰 유권자 중에서는 영킨이 53% 지지율로 매컬리프(45%)를 8%포인트 앞선 결과까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안정적인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돼 온 버지니아에서 이 같은 양상은 2022년 11월 중간선거는 물론이고 2024년 차기 대선에까지 위태로운 조짐이라고 지적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에서 혼란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인플레이션 조짐, 공급망 위기를 비롯한 물류대란 등 겹겹이 쌓인 악재로 바닥을 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스란히 유권자들의 표심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WP에서 버지니아 유권자를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46%에 불과, 지지하지 않는다는 53%에 비해 크게 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버지니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10%포인트 격차로 따돌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순방을 이틀 앞둔 지난달 26일 직접 유세에 나서기까지 했다.

특히 그는 영킨 후보를 "도널드 트럼프의 시종"이라고 지칭하며 인신공격에 가까운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투표 하루 전 성명을 통해 "영킨 후보와 내가 가깝지 않다는 가짜 뉴스가 돌고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서로를 강하게 신뢰한다"며 막판 지지를 확인했다.

버지니아주는 최근 몇 년간 선거에서 민주당의 아성으로 간주돼 왔지만, 주지사 선거가 임박한 요즘 현장의 목소리는 민주당에 싸늘하다.

올해 35세로 지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티아 스코트는 WP와 인터뷰에서 "생활 물가가 오르고 있다. 식료품 가격, 기름값이 모조리 올랐고 실업률을 여전히 높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을 그대로 드러냈다.

올해 80세인 알 리우토트는 매컬리프 후보를 지지한다면서도 "민주당이 인프라법안 등 핵심법안 처리에 실패하며, 결과적으로 공화당이 이길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