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권후보 딸 사라, 예상 깨고 부통령 출마… ‘정계 은퇴’뒤집고 부통령 출마설,‘점입가경’
▶ 인권단체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 다바오 시장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지지자들의 현수막. [로이터]
내년 5월 치러지는 필리핀 대선의 경쟁 구도가 점입가경이다. 정계 은퇴를 선언한 현직 대통령은 부통령 출마 의사를 흘리고, 그의 딸은 ‘독재자 아들’의 러닝메이트로 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국가 권력 2인자 자리를 놓고 부녀가 다투는 초유의 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변의 연속이다.
14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76) 대통령의 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43) 다바오 시장 측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사라 시장이 내년 부통령 선거 후보로 등록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대선 후보 등록을 마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64) 전 상원의원 측은 사라 시장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필리핀은 대통령과 부통령을 따로 뽑지만 한 팀으로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사라 시장은 대선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해 일찌감치 대권 주자로 꼽혔다. 특히 9일 다바오 시장 재선 도전을 포기하면서 다시 대선 출마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예상을 뒤엎고 부통령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그는 아버지 두테르테 대통령 편에 서지도 않았다. 사라 시장과 함께 뛰는 대선주자는 필리핀의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이름까지 물려받은 그의 아들이다. 정치평론가들은 “놀라운 일”로 평했다.
더 놀라운 일은 이날 오후 보도된 두테르테 대통령의 부통령 출마설이다. 현지 매체는 당초 부통령 후보로 등록을 마친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대선후보로 등록을 변경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을 위해 부통령 자리를 양보(?)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궁 관계자는 “그게(부통령 선거 출마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획이다. 계획이 바뀔지 우리는 모른다”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연임이 불가능한 헌법을 감안해 부통령 출마 입장을 꾸준히 고수하다 지난달 2일 출마 철회를 포함한 깜짝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이 때문에 딸(사라 시장)을 대통령 자리에 앉혀 권력을 연장하려 한다는 분석이 대세였다. 부녀가 부통령 대결을 벌인다는 시나리오는 누구도 거론하지 않았다.
평론가들은 예측불허 대선 구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우선 남부(두테르테)와 북부(마르코스)를 각각 대표하는 정치 가문인 ‘마르코스-사라 동맹’은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승리할 팀이라는 것은 생각하기 쉽다”(정치분석가 에드먼드 타야요)고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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