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1월 19일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2명을 살해한 등의 혐의로 기소된 카일 리튼하우스가 무죄 평결을 받자 눈을 감은 채 울먹이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배심원단이 옳은 평결을 내렸다. 바로 자기방어는 위법이 아니라는 평결이다."
미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10대 자경단원이 무죄 평결을 받은 직후 이같은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0일 미국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는 트위터를 통해 카일 리튼하우스(18)를 다룬 다큐멘터리의 사전 홍보 영상을 공개했다.
2분가량의 영상에서 무죄 평결을 받고 법정을 떠나는 차 안에서 그는 현재 심경에 대한 질문을 받는다.
그는 답변하는 내내 미소를 지으며 "배심원이 옳은 평결을 내릴 것이라 믿었다. 모든 것이 잘 풀려서 기쁘다"고 밝힌다.
이어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힘든 부분을 잘 지나왔다"고 말한다.
본 다큐멘터리는 12월 폭스뉴스를 통해 공개되며, 리튼하우스는 22일 폭스뉴스 간판 앵커 터커 칼슨이 진행하는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직접 심경을 밝힐 예정이다.
한편 CNN은 다큐멘터리 공개 소식에 "이번 비극 전체가 폭스 뉴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을 늘리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설이 일자 이날 폭스 뉴스 측은 성명을 내고 리튼하우스가 출연하는 대담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모두 제작, 섭외 과정에서 특별히 비용을 지불한 적 없다고 밝혔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 총격으로 반신불수가 된 사건을 계기로 방화와 약탈을 동반한 과격 시위가 벌어지자 백인 자경단원과 함께 순찰하던 중 시위 참가가 2명을 총격 살해하고 1명을 다치게 했다.
리튼하우스 재판은 미국 사회의 여러 첨예한 쟁점들에 가지를 걸치면서 미국 내 이념 전쟁의 최전선이 돼 왔다.
경찰 같은 공공 치안 조직을 대신하는 자경단의 역할, 용인될 수 있는 정당방위의 범위, 총기 소유의 정당성처럼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논쟁적 주제들과 얽혀 있기 때문이다.
리튼하우스는 사건 당시 생명을 위협받았다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을 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전역의 시선이 집중된 리튼하우스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26시간의 숙의를 거쳐 정당방위라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자 브루클린, 시카고, 콜럼버스, 오클랜드 등 미국 전역에서 해당 평결과 사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평결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별도 성명을 내고 "이 평결이 많은 미국인을 분노하고 우려하게 만들겠지만 우리는 배심원의 결정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살인자다. 태어난지 17년 후, 저 소년은 2명의 성인을 죽였다. 앞으로도 약 70년을 더 살아야할텐데, 남은 생애동안 살인자의 양심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하여 맨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사악한 양심으로 물들기 시작한 저 내면의 세계가 행복할 수 있을지.. 법이 저 소년을 풀어주어도, 양심은 풀어주지 않는다.
ㄱㅈ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