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인규명 실패했지만 ‘러시아가 배후’ 의심은 여전
해외에 근무하는 미국 외교관과 가족 사이에서 집단으로 발병한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이 여전히 미궁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 정부 기관이 수개월간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섰지만, '러시아의 극초단파 공격설' 등 가설에 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아바나 증후군은 현기증과 두통, 피로, 메스꺼움, 인지 장애 등을 동반하는 원인 미상의 신경계 질환이다.
2016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처음 보고된 뒤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 각지에서 피해 사례가 잇따랐다. 현재까지 750건이 신고됐다.
아바나 증후군 발병 원인으로는 러시아 등 적대관계인 국가들이 고의로 미국 외교관의 거주지에 극초단파 공격을 했다는 가설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쿠바에서 발생한 의문의 질환이 미국 외교관을 겨냥한 의도적인 공격이라는 판단 아래 미국에서 쿠바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보복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극초단파 등 가설을 확인할 증거를 찾는 데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정보기관은 일부 피해자의 경우는 극초단파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로 질환이 발생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레스 등에 의한 기능성장애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NYT는 정보기관이 아바나 증후군 피해자들의 증상을 광범위하게 살펴봤지만, 공통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이 극초단파 등 하나의 원인에 따른 증상을 보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다만 피해자들은 물증을 찾지 못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 근무 중 아바나 증후군을 겪은 뒤 이를 언론에 공개한 마크 렌지는 "정부는 이미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도 아바나 증후군이 심리적인 문제라기보다는 러시아 등 적국의 의도적인 공격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실제로 윌리엄 번스 CIA 국장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아바나 증후군의 배후가 러시아로 드러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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