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예배를 다녀온 후 출근하는 남편의 도시락 준비로 나의 감사한 하루가 시작된다. 날씨가 꽤 추워 졌다. 따끈한 하루 준비로 둥굴레차, 커피, 국, 보온병에 챙기고 보온통에 밥과 그리고 반찬을 담는다. 가끔은 학창시절 어머니께서 싸주시던 도시락이 떠오르곤 한다. 양은 도시락 밥 한켠에 멸치볶음 담긴 꿀맛 도시락이다. 그 때와 다른 문화환경 속에 챙기는 도시락, 무수한 세월이 흘렀어도 따스한 정은 동일 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차츰 축소되는 생활반경에 길들여지기 전까지는 설왕설래 도태(淘汰) 된 듯한 느낌으로 감정의 기복도 심했었다. 연일 지루한 현실이 거듭되며 차츰 깨닫게 된 나의 긍정적인 사고로 좋은 점들도 많이 있음을 느꼈다. 지난날에야 생존경쟁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대강대강 넘어갔던 일들 그러다 보니 제대로 챙기지 못해 사방으로 좌충우돌 다툼도 많았었다.
가족과의 관계도 그랬었다. 이제 찬찬히 되돌아 살펴보며 서로 치유 할 수 있는 어제들, 이 또한 연륜의 득으로 치부하고 싶다. 젊은 시절에야 서로 뜯겨도 상처를 회복할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연륜의 의미는 그 여지조차 확언(確言) 할 수 없음을 깨달아야 될 것 같다. 그러기에 가족간에, 이웃간에, 더 나아가 타인에게 입히는 상처도 헤아리며 살아야 되리라. “좋은 말만 해도 모자란 세상 왜 좋지 않은 말을 남기는가” 라는 지난날의 듣던 말이 진리로 다가 선다. 느낌의 의식 또한 나에게서 상대방으로 옮기며 헤아리는 마음이 필요 할 것 같다.
오직 내 것으로만 여겼던 우리들의 시간도 나누어 가지고 싶다.
요양원 문을 나서며 흰눈이라도 펑펑 내렸으면, 철없는 낭만이 잿빛 하늘가에 눈꽃 되어 피어난다.
<이선희 / 시인>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