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국민 믿는다”며 결집 호소하고 야합’ 규정하며 표심 영향 차단
▶ ‘여성·청년 등 단일화 틈새 공략…정치개혁도 계속 추진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시 금천구 SKV1빌딩 앞에서 열린 ‘청년이 행복한 도시, 중소기업이 성장하는 도시 서울!’ 금천 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2.3.3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이른바 '윤·안 단일화'로 대권 대결구도가 재편된 3일((이하 한국시간) 승부처인 서울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특히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전격적으로 단일화에 따른 지지층의 동요와 표심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여성·청년을 위주로 수도권 부동층 공략에 안간힘을 쏟았다.
단이로하에도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지지층을 완전히 흡수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안 후보의 지지층에게 지속적으로 손짓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에서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안 후보 단일화에 대해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며 "민생경제와 평화, 통합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단일화에도 담담한 태도를 유지해 지지층의 동요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린 발언으로 해석된다.
역사와 국민의 판단을 강조한 것은 윤·안 후보의 단일화가 명분이 충분한 가치 연대라기보다는 '밀실 야합'이라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며 유권자의 심판을 호소한 것이다.
낮부터 시작한 서울 시내 유세전에서도 야권 단일화를 겨냥한 견제구를 잇달아 던졌다.
이 후보는 종로 유세에서는 "세상에 잔파도는 많지만, 민심의 도도한 물결은 파도가 거부할 수 없다"며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가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집단지성이 우리의 운명과 미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한 집중 유세에서는 "왕조시대에도 백성을 두려워했거늘 1인 1표 국민주권 국가에서 감히 정치인 몇몇이 이 나라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는가"라며 한층 발언 수위를 높였다.
영등포 유세에는 전날 이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한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가 동행해 공동 유세에 나섰다.
김 후보는 윤·안 후보의 단일화를 정면으로 거론하며 "이익에 따른 야합"이라고 직격했다.
반대로 이 후보와 자신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가치와 철학을 함께 공유하며 대한민국의 비전을 설계하고 미래 만들겠다"고 말했다.
야권의 단일화를 정권 심판론에만 기댄 낡은 정치 문법으로 규정하고,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한 이 후보의 단일화가 시대정신에 걸맞다고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그간 중도 확장 전략으로 추진해 온 정치개혁론이 안 후보의 중도 사퇴로 무색해지지 않도록 대응 논리를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 측은 야권 단일화로 인해 오히려 양당 구조로만 회귀하는 현재 정치체제의 문제가 다시 드러났다며 정치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해 한층 적극적인 선거 운동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제 구도는 정리됐으니 중도층을 향해 뚜벅뚜벅 간다는 기조"라며 "과거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우리 쪽 지지자들이 결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성과 청년에 초점을 맞춰 지지를 호소하는 '핀포인트 전략'도 가동했다.
윤·안 후보 단일화의 틈새를 노려 중도층 지지 확보에 주력한 것이다.
이 후보의 정오 서울 종로 유세는 '여성 유세'라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여성 친화적이고 포용적인 메시지를 통해 윤 후보의 '이대남 마케팅'과 차별화하고, 윤 후보에게 반감을 보여 온 여성 및 중도·진보 지지층의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특히 안 후보를 지지해 온 여성 유권자들이 갈 곳을 잃었다고 보고 집중적으로 공략한 것으로도 보인다.
이 후보는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는 이상한 소리를 저는 하지 않는다. 남녀가 평등하게 사회·경제적 생활을 하는 양성평등의 나라를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유세에 앞서서는 데이트처벌법 제정과 임금공시제 등 그간 발표한 여성 공약을 묶어서 다시 제시하면서 '여성 안심 대통령'이 되겠다고 자임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오후 강서 유세에서는 부동산 문제 해결사를 자임하며 청년 세대를 위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인정,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등 공약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어지면 투자 방향을 바꿔 자산 증식은 부동산이 아니고 주식시장으로, 자본시장으로 가시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안 후보 지지 대열에서 이탈한 청년층을 겨냥해 맞춤형 공약을 부각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오는 4일에도 서울에서 시작해 강원 영서와 경기 동부를 거쳐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동선으로 선거운동을 이어간다.
오전에 서울 소공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며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한 뒤 강원도로 이동해 홍천과 춘천에서 잇달아 유세를 한다.
이어 경기 남양주를 거쳐 서울 중랑·광진구, 강동구에서 수도권 표심에 호소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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