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O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이에요. 잘 지내시지요? 별일 없으시죠?” “C군 안녕? 오늘 좋아보인다.” 자동 휠체어를 타고 우리집 앞을 지나는 C군이 밝게 인사를 한다.
우리 두 아들과 같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나온 C군이 어느 날 우리집 앞을 지나다가 나와 말문을 트면서 알게 된 사이다. 그와의 첫만남부터 어쩌다 저렇게 된 걸까, 궁금한 게 많았지만 난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혹여 그 청년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게 될까봐 조심스러웠다.
그 이후부터 비오는 날만 빼고 매일 우리집 앞을 지나 어디론가 갔다 오는 C군과 늘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 나는 사과가 열리면 그에게 사과를 따주기도 하고, 홈메이드 쿠키와 빵을 건네기도 했한다. 그러면 그는 고맙다며 어린아이처럼 방긋 웃었다.
오늘은 큰아들이 집에 들러 아버지랑 앞뜰 사과나무 전지를 하는데 그 청년이 지나가다 우리 아들을 보고 반가워 한참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엄마, 휠체어 탄 C가 중학생 때 나한테 배구를 배웠다네. 내가 고등학교 때 중학교 남학생들의 배구코치를 했잖아. 그런데 C군은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서 하체 마비로 걷지 못하게 되었는데 불평보다는 사고 후 죽지 않고 살아서 감사하다고 그렇게 말을 하더라고. 꽤 괜찮은 아이같아. 또 다행인 것은 집 근처 자동차 수리점에서 전화 받는 일을 하게 되었다네.”
나도 “그래 정말 잘 되었구나. 늘 명랑하고 예의가 바르던데 그래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나 보다”고 같이 기뻐했다.
그 누구도 눈앞의 불행을 막을 수 없고 이 세상 누구에게나 예측 못한 불행이 닥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그 불행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 낼 것인가이다. 처음부터 자신의 불행을 잘 극복할 수는 없지만, 스스로 불행을 이겨내려는 의지를 가질 때 행복도 찾아오는 것이다. 행복은 선택에 달려있다. 본인이 행복해질 것인지, 불행해질 것인지는 자신의 의지에 달렸다. 흔히들 불행을 없애면 행복할 줄 알지만, 불행 없이는 행복도 없다. 행복한 삶은 고난이 없는 삶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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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산타크루즈 코리안 아트 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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