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아빠, 엄마 경찰 아저씨한테 티켓 받았어!” 둘째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남편에게 고자질을 했다. “그래, 나 티켓 받았네요” 하며 남편한테 티켓을 보여 주니 남편이 아무 말이 없었다.
“제기랄, 아이들 픽업해서 빨랑 집에 오려고 하이웨이에서 산길로 들어서는데 뒤에서 누가 라이트를 켜고 바짝 따라오더라구. 난 응급차량이 급히 지나가려나 싶어 재빨리 비켜섰더니 경찰이 걸어오잖아. 잘못한 일도 없는데 웬일인가 싶었지.”
경관이 다가와 “면허증, 차 등록증 플리스!” 하길래 “경관님, 제가 뭘 잘못했나요?” 물었더니 “정지사인에서 정지 안했어요” 하더라구. 나는 한 것 같은데… 이상하다 싶어 “한번만 봐 주시면 안 될까요? 저 티켓 받은 적 한번도 없는데 …”라고 사정했지.
경관이 내 말을 들은 척도 안하고 티켓을 내밀며 “조심 운전하세요” 하곤 뒤돌아 가버렸어. “티켓을 받으면 벌금도 내고 교통 교육도 받으러 가야 해서 귀찮은데… 아 짜증나. 오늘 재수 억수로 없는 날이네. 처음인데 경고(Warning)줘도 될 텐데 말이야” 하며 투덜투덜 불평을 늘어놓자 남편은 “경찰이 잘못 없는 사람한테 티켓 절대 안 준다는 것 알았지” 하며 한마디를 했다.
스탑 사인에서 완전 정지 안하고 살짝 브레이크 밟고 그냥 가면 캘리포니아 스탑이라고 무정지로 티켓 준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또 아시아계, 특히 한인들이 제일 많이 받는 티켓이라는 걸 나중에 경찰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나는 그 친구에게 “한국에는 이런 스탑 사인이 없거든” 그렇게 둘러댄 기억이 난다.
그때 아마도 벌금이랑 트래픽스쿨 합해서 300달러 정도를 물은 것 같다. 캘리포니아에서 운전하면서 지금까지 30여년 동안 그렇게 딱 한번 딱지를 떼어 보고 교육도 받아 보았다. 그 뒤로 절대 캘리포니아 스탑을 하지 않고 스탑 사인에서 누가 있던 없던 완전히 서서 양 옆을 확인한 후 우회전 좌회전을 하는 모범 운전자가 되었다.
돌이켜보니 내가 북가주에서 캘리포니아 면허증을 따고 운전을 처음 했을 때 미국 사람들이 스탑 사인에서 정지할 때를 보니 정지 순서대로 정직하게 규칙을 잘 지키는 것이 인상 깊었다. 규칙을 지키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운전을 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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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산타크루즈 코리안 아트 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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