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는 릴리는 자신이 얼마 후면 몸이 더 불편해지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는 선고를 받는다. 그래서 스스로 안락사를 결정하고 마지막으로 가족과 함께하기 위해서 가족들을 소집한다. 함께 모여서 음식을 나누다 보면 옛이야기도 나오고 그렇게 음식과 추억들이 공유되면서 가족애가 살아난다. 크리스마스트리, 캐럴, 엄마의 마지막 선물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 이어지지만, 모두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엄마가 선택한 결정을 존중하자는 큰딸과 그럴 수 없다는 둘째 딸 사이에 언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풀리지 않았던 감정의 실타래들은 가족의 위기에 등장하기 마련이다. 릴리와 손자가 함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하면서 대화를 나눈다. 두 딸과 함께 엄마는 편안하게 눈을 감고 가족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끝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죽음"이라는 영화 <완벽한 가족 이야기>의 포스터 글귀를 마주한다. 아름다운 죽음이란 과연 무엇인가? 사람이 죽음까지도 통제하고 결정하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영화에서 릴리가 아름다운 드레스를 혼자서 갈아입고 마지막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이 있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서도 아름답게 보이고 싶다지만 릴리가 결정한 죽음을 과연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스스로 결정한 일이지만 약을 마시기 전, 잠시 두려움을 느끼는 릴리를 본다. '나는 어디로 가게 될까?' 그리고 엄마의 유언대로 입을 벌리지 않고 가도록 딸들이 돕는다. 그녀의 마지막 말조차도 '외모에 대한 염려'였다. 나는 아름다운 죽음이 우리의 육체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죽음은 내 생이 다하는 그날, 예고 없이 가는 그날에 순응하는 죽음이다.
나는 병원에서 간단한 수술로 할머니가 생을 유지하신 뒤, 요양원에서 보낸 5년의 세월의 의미를 종종 생각해 보았다. 병원에서 그 수술을 결정하는 것에 가족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준 것은 수술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 이후의 시간을 고려하도록 배려한 것이었다. 우리 가족은 망설임 없이 수술에 동의했고 이후 5년을 함께했다. 누군가는 그 시간이 의미가 없다고 말할지 모른다. 불편한 몸으로 그것도 가족들과 떨어져서 요양 시설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덤으로 얻은 시간은 우리 가족들에게 두말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음을 나는 안다.
<김미혜(한울 한국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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