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업수당 청구 18.9만건 “1969년 수준”
▶ 해고 근로자 즉시 재취업 등 고용 수요
▶ 병원·식당 등 서비스 업종 고용이 상쇄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 대형 정보통신 업체들의 감원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지만 강한 서비스 업종 수요로 인해 실업률과 실업수당 신청은 오히려 줄고 있다. [로이터=사진제공]
`실리콘밸리와 월가를 중심으로 주요 기업의 대량 정리해고가 잇따르지만 정작 공식 고용지표는 사상 최고 수준의 호조를 보이고 있다.
언뜻 모순처럼 보이는 이 같은 현상은 해고에 나선 기업들의 이름값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착시일 뿐 실제로 산업계 전반의 신규 채용 수요는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포털 업체 야후는 디지털 광고 수익 감소에 대응해 이번 주 1,000명을 감원하는 것을 포함해 올해 말까지 전체 인력의 20%인 1,600여명을 정리해고할 계획이다.
최근 감원 소식을 전한 기업은 한둘이 아니다. 월트디즈니는 전날 일자리 7,000개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고 줌비디오도 1,300명 또는 직원의 15%를 해고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재취업 컨설팅 업체인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에 따르면 1월 한 달간 미국 내 정리해고 건수만 10만2,943건에 이른다. 전년 동월의 1만9,064건과 비교해 5배 넘게 급증한 규모다.
그럼에도 해고 현황의 가늠자로 불리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월 첫째 주 19만6,000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주간 평균(22만건)에 못 미쳤다. 청구 건수의 4주 이동평균값은 18만9,000건으로 2019년과 2022년을 제외하면 미국 인구가 지금보다 40% 적었던 1969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월스트릿저널(WSJ)은 분석했다.
고용 시장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두 현상 간 불일치에 대한 설명 중 하나는 빠른 재취업 가능성이다.
정보기술(IT) 인력전문회사인 인사이트글로벌의 버트 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전역의 중소 IT 업체들이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팬데믹 이후 대기업에 밀려 고용을 늘릴 수 없던 이들은 지금 해고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개발자 등 전문 직군에서 압도적인 채용 수요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단순히 해고 근로자들이 실업수당을 청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연방 노동부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5주 미만 실직자 중 16.5%만 실업수당을 받았다. 만약 실직 이후 한두 달 내 재취업한다면 실직자의 80% 이상은 실업수당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규모 측면에서도 최근 알려진 빅테크들의 감원은 전체 고용 시장에서 미미한 수준이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1월 기준 전체 고용 인구는 1억 5500만 명으로 IT 분야 고용자는 전체 민간 고용의 2%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10만 3000건인 1월 해고도 전체 고용의 0.001% 남짓한 수준인 셈이다.
반면 세탁소나 병원·호텔·레스토랑 등 일상 서비스 업종의 고용 증가는 IT 기업의 감원 규모를 상쇄하고도 남는 규모다. WSJ는 “서비스 분야에서는 팬데믹 첫 달인 2020년 3월에만 2,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지만 이후 다시 채용이 늘면서 최근 6개월간 119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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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록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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