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제리계 소년 사망 후 나흘 연속 방화·약탈…마크롱, 독일 방문 취소
▶ 음바페 등 프랑스 축구대표팀 성명…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 못 해”
프랑스에서 경찰관이 17세 알제리계 소년 '나엘'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뒤 시민들의 반발이 과격화하면서 나흘 밤 연속으로 폭동 사건이 잇따랐다.
2018년 노란 조끼 시위에 이어 다시 한번 폭력 시위를 마주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3년 만의 독일 국빈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경찰 조직을 총괄하는 내무부는 1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부터 이날 오전 사이 프랑스 전역에서 1천31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폭동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다친 경찰과 군경찰은 79명이었다. 밤새 자동차 1천350대와 건물 234채가 불에 탔고, 2천560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잠정 집계했다.
정부는 나엘 군이 사망한 지난달 27일부터 주로 저녁 시간에 시위가 예고 없이 열리고 방화, 약탈 사건으로 이어지자 배치 인력을 증강했다.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폭력성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과 군경찰 4만5천명을 프랑스 전역에 배치했고, 경장갑차까지 동원했다.
아울러 오후 9시 이후로는 버스와 트램의 운행을 중단할 것을 지방 당국에 권고했으며, 대형 폭죽과 인화성 액체의 판매를 제한했다.
정부는 보안 조치를 강화하면서 폭력이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지만, 아찔한 장면은 파리, 리옹, 그르노블, 마르세유 등 전역에서 목격됐다.
폭동 가담자들은 전자제품 매장, 대형 슈퍼마켓, 담배 가게 등을 약탈했고, 거리에 세워진 자동차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 유리창을 깨뜨렸다.
파리에 이어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는 전날 총기 매장에서 총기 도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애초 이달 2∼4일 독일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일정을 미룰 것을 요청했다고 엘리제궁이 밝혔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프랑스 국내 안보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며칠 동안 프랑스에 머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가 국내 현안으로 인해 중대한 외교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에는 연금 개혁 반대 시위로 인해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프랑스 방문이 취소됐다.
나엘 군의 사망 사건을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탄했던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 전역에서 폭동이 잇따르자 "청소년의 죽음을 이용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회적 현안을 두고 공개적인 발언을 자제했던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도 이날 성명을 내어 "폭력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진정과 대화를 촉구했다.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는 킬리안 음바페는 트위터에 "어린 나엘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면서도 폭력이 아니라 다른 평화롭고 건설적인 방법으로 의견을 표현하자는 성명을 올렸다.
프랑스 축구 스타 음바페는 카메룬 출신 아버지, 알제리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자 2세로 파리 북부 외곽 봉디에서 자랐다.
나엘 군은 지난달 27일 오전 파리 서부 외곽 낭테르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고 하다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나엘 군의 유족과 지인들은 이날 오후 나엘 군이 살던 곳이자 숨진 곳인 낭테르의 한 모스크에서 장례식을 엄수하고 인근 묘지에 안장했다.
장례식은 유족 요청에 따라 언론 등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한 상태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일간 르파리지앵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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