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독립기념일에 시카고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1주년을 맞아 대규모 주민 행진이 펼쳐졌다.
5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 독립기념일인 전날 일리노이주 하이랜드파크 중심가에서 기존의 화려한 축하 퍼레이드 대신 총기규제 강화 및 주민 단합을 촉구하는 행진이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눈물과 묵상, 엄숙한 걸음 걸음이 지난해까지 여러 세대 동안 같은 길을 메웠던 마칭밴드와 대형 풍선, 사탕 선물, 성조기 깃발들을 대체했다"고 전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하이랜드파크 스트롱'(Highland Park Strong), '위 아 하이랜드파크'(We are Highland Park) 등의 문구가 적힌 티셔츠·모자·플래카드 등을 입거나 들고 시청 앞에 모여 피해자·유가족들을 위로한 후 함께 걸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소속인 낸시 로터링 하이랜드파크 시장을 비롯해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딕 더빈·태미 덕워스 등 주요 정치인들이 동참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이 행진에 약 3천 명이 사전 등록을 했다고 전했다.
로터링 시장은 "대규모 총기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하루·이틀 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사건의 직접적 영향을 받은 커뮤니티는 이 고통과 트라우마를 영원히 짊어지고 살게 된다"면서 사건 1주기를 맞아 사망자 추모 및 주민들의 정신적·육체적 상처를 보듬는 이벤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독립기념일 같은 시간, 이 곳에서 이 지역 유지의 아들인 로버트 크리모 3세(22)가 총기를 난사, 7명이 숨지고 38명이 부상했다.
검찰은 크리모가 축하 퍼레이드 관람객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83발의 총을 난사했다며 그를 21건의 일급 살인 혐의 포함 총 117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범행 동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크리모는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하이랜드파크는 정치적으로 진보적 성향을 띈 인구 약 3만 명 규모의 부촌이다.
2013년 반자동 총기류와 10발 이상 대용량 탄창의 거래 및 소지를 금지하는 자체적인 총기 규제법을 제정, 전국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크리모의 아버지 로버트 크리모 주니어(58)는 2019년 하이랜드파크 시장 선거에 출마한 바 있는 민주당 소속 정치 지망생으로 확인됐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총기규제를 주장하면서 자신의 아들이 미성년 시기에 총기면허를 취득하는 것을 도와 이번 사건에 간접적 영향을 미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리노이 주의회는 지난 1월 공격용 무기 100여 종의 제조·판매·소지를 불법화한 새로운 총기규제법을 제정했고 프리츠커 주지사가 서명·공포해 발효됐다.
그러나 발효 사흘 만에 '위헌' 소송이 제기됐고 일리노이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은 "총기 소지는 헌법이 보장하는 미국 시민의 기본 권리"임을 강조하면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리노이 주 정부는 판결에 반발, 주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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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일이다. 시카코는 미국 전체에서 가장 엄격한 총기규제를 하는 도시인데 가장 많은 총기 사고가 난다. 노스다코다에서 총기규제를 안해서 시카고에서 총기난사가 일어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