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戰부터 주요 전쟁마다 사용…불발률 높아 민간인 살상무기 오명
▶ 대외원조법 예외조항 이용 국내법 우회…불발률 2.35% M863 지원 방침
미국 정부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국제적으로 논란이 되는 살상무기인 집속탄을 지원한다.
국방부는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포함해 고속기동로켓시스템(HIMARS) 탄약 등 모두 8억달러(약 1조412억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별도 브리핑에서 "집속탄의 불발탄 위험에 따른 민간인 살상 가능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기간 숙고를 이어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속탄 지원 승인을 확인했다.
하나의 폭탄 속에 여러 개의 소형 폭탄이 들어있는 집속탄은 모폭탄이 상공에서 터진 뒤 그 속에 들어있던 자폭탄이 쏟아져 나와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해 '강철비'라고도 불린다.
무차별 살상 무기로 위력이 엄청나고 일부 폭탄의 경우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민간인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국제적으로 상당수 국가가 사용을 중단한 무기다.
2010년에는 120개국이 집속탄 사용 및 제조, 보유, 이전을 금지하는 유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하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해당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미국은 국내법을 통해 불발탄 비율이 1%를 넘는 집속탄의 생산 및 이전,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해당 법에는 면제 조항이 없지만, 미국의 중요한 국가 이익에 부합되는 경우 대통령이 무기 수출 제한에 관계없이 원조를 결정할 수 있다는 대외원조법 조항을 근거로 해당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21년 1월에도 해당 조항을 근거로 한국에 집속탄 기술 수출을 결정한 바 있다.
미국은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 집속탄을 마지막으로 사용했다.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장기화한 이후 집속탄 사용을 검토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이미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우크라이나에 보낼 무기는 1987년 처음 생산된 M864포탄으로, 이미 제공한 155mm 곡사포에서 발사할 수 있다.
국방부는 20여년전 해당 포탄의 불발률을 6%로 평가한 바 있다.
2020년 새로운 평가에서는 불발률이 2.35%를 넘지 않는 것으로 예측됐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가 충분한 무기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어갈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할 위험이 높은 상황"이라며 이번 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시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신중하게 사용하겠다는 우크라이나의 서면 약속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콜린 칼 국방부 차관은 "러시아는 전쟁 시작부터 우크라이나 공격을 위해 무차별적으로 집속탄을 사용해 왔으나 우크라이나는 주권 보호를 위해서만 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집속탄의 불발률은 2.35%로, 30~40%에 달하는 러시아와 비교해 극도로 낮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한국 전쟁 이후 모든 주요한 전쟁에서 집속탄을 사용해 왔지만, 수년 동안 새로운 집속탄은 생산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방부 보고서 등을 토대로 한 추산에 따르면 현재 5억개 이상 집속탄이 재고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놓고는 벌써 국제사회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집속탄 사용에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유엔 대변인은 입장을 확인했고, 미국의 주요 우방이자 CCM 서명국인 독일 안나레나 배어복 외무장관도 집속탄 지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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