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오른쪽)가 도덕경 8장의 핵심인 ‘상선약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과 같이 되는 것이다(上善若水, 상선약수).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다투지 않으므로 도(道)에 가깝다.”
지난 19일 조지 메이슨 대학에서 열린 동양정신문화연구회(회장 김면기) 월례강좌에서 노영찬 교수는 “최근 한국의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자기 아들의 말을 빌리면서 연령에 비례해 투표권을 주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말을 해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 말이 충격적인 것은 단순히 노인을 공경해야 한다는 도덕이나 윤리를 넘어, 인간관계가 철저히 ‘나’와 ‘너’의 대결이요 투쟁이라는 사고와 논리에서 나온 발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와 ‘너’를 대화의 관계가 아닌 대결 즉 쟁(爭)의 관계로 보고 있기 때문이며 이렇게 자기의 권리를 찾아가는 것, 이것을 다수의 한국인들은 ‘의식화’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 노동자와 기업가, 교사와 학생, 학부형과 교사, 남자와 여자, 심지어는 한 집안의 어른과 아이까지 대결의 구조로 파악하며 현재의 한국사회 전체가 대결 즉 첨예한 쟁(爭)의 사회로 바뀌고 있다고 우려했다.
노 교수는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살아가는 목적이 우리 후손들에게 더 나은 삶, 더 좋은 세상을 물려 주려고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어떻게 젊은 손자가 자기 할아버지가 자신이 가져야 할 권리를 빼앗아 간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노 교수는 “불행하게도 인간의 삶을 단순한 기계적 이성(technical reason)으로 축소시켜 인간 삶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을 ‘의식화’나 ‘진보’라 생각하는 환상에 빠져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처럼 물과 같이 낮은 곳을 찾는 부쟁(不爭)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결론 맺었다.
강좌 후 김면기 회장은 “하늘과 땅, 물 등 자연이 직접 말을 해주지는 않으나 깊고 무한한 계시는 주고 있다. 말 없는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깨달아 도덕경에서 말하는 성인의 삶을 추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강좌에는 40여명의 회원이 참석했으며 내달 모임은 9월16일(토) 오전 10시-12시 머튼 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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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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