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를 비롯한 전국의 부촌 지역에서 한인 등 아시아계를 상대로 한 주택 침입 강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한밤 중 외출에서 집으로 돌아 온 한인 부부가 간발의 차이로 자신을 따라 온 미행 권총 강도를 피하는 극적인 사건이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발생했다.
폭스13 등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일요일이었던 지난 15일 밤 시애틀 인근 켄트의 대표적인 부촌 지역인 이스트힐에서 외출을 마치고 귀가하던 현모씨 부부를 상대로 주택 침입을 시도한 2인조 권총 강도 미수 사건이 발생했다.
켄트 경찰국이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한인으로 추정되는 이들 부부는 이날 밤 늦게 인근 리버사이드 카지노에서 사우스이스트 240 스트릿에 위치한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 왔다. 남편이 먼저 대문을 열고 뒤따라 온 부인이 막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 후드티에 복면을 한 2인조 권총 강도가 들이닥쳤다.
놀란 부인이 집 안으로 들어가 황급히 문을 닫자, 문을 열려다 실패한 2인조 강도 중 1명이 대문 옆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를 권총으로 내리쳐 파손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됐다. 이어 16일 새벽에는 같은 지역 사우스이스트 204 스트릿에서 한 아시안 남성이 담배를 피우기 위해 집 앞에 서있다가 권총 강도를 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길 건너편에 수상한 차량이 주차돼 있는 사실을 알아챈 남성이 서둘러 집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복면을 쓴 흑인 용의자들이 빠르게 다가 와 그를 밀치고 침입했다. 피해 남성은 켄트 경찰국에 라이플과 권총을 소지한 용의자들이 집 안에서 현금과 보석을 강탈했으며, 강제로 금고를 열도록 자신을 위협했다고 증언했다.
이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애틀 주변 지역에서 발생한 아시아계 주민들 대상의 주택 침입 강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8월 사이에 사우스 시애틀 지역의 아시안 주민 주택들에 복면을 한 무장강도들이 침입해 현찰과 귀중품 등을 강탈해 간 사건이 14건 이상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이와 관련, 시애틀 경찰국 남부서의 랍 브라운 서장은 “3~7명으로 이뤄진 떼강도는 스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권총과 라이플로 주민들을 위협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사건에선 용의자들이 10세 소년의 머리에 총구를 대고 부모에게 돈과 귀중품을 보관하고 있는 곳을 대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이들 떼강도는 아시아계 피해자들의 영어소통 능력부족으로 신고가 지연돼 경찰출동이 늦어지는 바람에 범행 후 유유히 도주했다고 브라운 서장은 설명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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