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서 재도약 노리는 기아
▶ ‘자동화 설비’ 4초마다 부품 나와…프레스 라인 최소 인력만 모니터링
3공장 총 생산능력 45만대 달해…17일 출시하는 EV5 판매량 따라 3공장도 전기차 생산 구상 밝혀
“전기차 라인업·비중 점차 확대”
기아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중국산 전기차로 재도약을 노린다. 한때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중국에서 ‘최초의 전기차 모델’인 EV5를 이달 중순 출시하는 데 이어 전기차 라인업을 매년 확대해 본격적인 시장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라인을 갖춘 2공장에 이어 향후 라인업 확대와 판매량 증가에 따라 3공장까지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2일 중국 장쑤성 옌청 기아기차유한공사 3공장에서 만난 저우즈화 종합사업부 부장은 “시장 수요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 3공장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며 “EV5의 판매량에 따라 2공장에서 생산량을 만족하지 못하면 3공장도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방문한 기아 생산 거점인 옌청 3공장은 대부분의 작업이 자동화 설비로 돌아갔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자 대형 프레스 기계가 철판을 찍어 누르며 차체 각 부문을 제작했다. 4초에 하나씩 지붕·바닥·보닛·문짝 등이 기계에서 쏟아져 나왔다. 프레스 라인에는 최소한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화면을 통해 생산 과정을 점검했다. 제작된 부품들은 자동으로 다음 공정인 용접 라인으로 옮겨졌다.
공장 한편에는 중국에서 판매되는 모델들이 전시돼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차량은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의 첫 주자로 나선 EV6다. 차량 가격이 28만 2800위안부터 시작하는 고성능 전기차로 준중형급임에도 실내 공간을 중형급으로 제작해 중국인의 취향을 겨냥했다. 저우 부장은 “EV6의 뒤를 이어 17일부터는 EV5도 출시한다”며 “현재 사전 계약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V5는 기아가 중국 공략을 위해 공들이고 있는 모델이다. 기아는 8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2023 청두 오토쇼’에서 EV5를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국내에서는 2025년 판매할 예정이지만 기아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서의 반등을 위해 옌청 2공장에서 EV5를 직접 생산·판매하기로 했다.
중국 경쟁 모델들과의 가격 경쟁력 등을 감안해 한국산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저렴한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2023 기아 EV 데이’에서 “EV5는 중국에 특화된 모델로 현지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설명했다.
기아는 EV5를 필두로 중국 내 생산 라인을 조정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아는 현재 옌청에 3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가동률 부진에 생산을 중단했던 1공장에서는 현재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하이파이가 임대해 위탁 생산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1공장에는 생산된 모델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 후면에는 기아의 중국 합작법인인 위에다기아의 로고가 있어 해당 차량이 기아 공장에서 생산된 것임을 증명했다.
2공장은 현재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돼 중국 내수용 EV5를 생산하고 있다. 3공장은 아직 100% 내연기관차를 만들고 있지만 이곳 역시 변화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에 따라 변신을 예고한 상태다. 관건은 EV5를 시작으로 하는 전기차 판매 속도다.
기아는 올해를 중국 전기차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현지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EV6에 이어 중국에서 생산한 EV5를 내놓는 데 이어 2027년까지 E-GMP 기반의 순수 전기차를 매년 1대 이상 출시해 순수 전기차 라인업을 6종으로 늘릴 계획이다. 내년에는 플래그십 모델인 EV9 출시가 계획돼 있고 최근 공개한 콘셉트 모델인 EV4와 EV3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2030년까지 연간 판매량 45만 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 중 전기차 모델 비중은 40%(약 18만 대)까지 채운다는 각오다.
반등을 위한 준비를 서두르지는 않을 계획이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당분간은 기본을 다지면서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옌청=김광수 특파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