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 힘 대표는 38세이고 인요한 국민의 힘 혁신위원장은 63세로 25년 차이다. 이 전 대표는 2007년 하버드대학에서 컴퓨터과학/경제학 복수전공, 학사학위를 받고 귀국해 사회활동을 해오다가 정치에 입문, 2018년 국민의 힘 초대 당 대표에 당선됐다.
인 위원장은 1992년 연세대 의과대학원 의학석사를 받고 의사자격증을 받았으며 1996년 고려대 의과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고 연세대병원 국제의료원 원장 겸 교수직을 맡고 있다. 인요한 집안은 4대째 대를 이어 한국에서 선교 교육 의료 봉사 활동을 해 왔으며 인 위원장은 전주에서 태어나 순천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그리고 2012년 한국으로 귀화, 이를테면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이다.
지난 4일 이준석 전 대표가 부산 토크 콘서트에서 인요한 위원장에게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부르면서 영어로 말을 이어간 처사에 대해 여러 사람들로 부터 이 전 대표의 인성이 의심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 위원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으로 취급해서 서운했다”라고 그때의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나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가 신당을 발표하는 그날까지 끝까지 안으려고 노력하겠다”라는 말로 그의 넓은 포용성을 보여주었다.
미국 선교사의 아들로 한국에서 태어나 63년을 살아온 인 위원장은 38세인 이 전 대표보다 25년을 이 땅에서 더 살아왔다. 따라서 인 위원장은 언어를 포함, 여러 면에서 이 전 대표보다 훨씬 한국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을 순천에서 보낸 인 위원장의 전라도 사투리는 어느 한국 사람이 들어도 놀랍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영어 사용에 대해 ‘뉘앙스'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인 위원장에게는 영어보다 한국말이 ‘뉘앙스' 전달력에 있어서 더 효과적이었으리라고 확신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전 대표의 이날 언행은 인종차별적 ‘뉘앙스'가 담겨있다고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더구나 이 전 대표는 의사(medical doctor)이며 의학박사(Ph. D.) 학위를 받은 인 위원장에게 Doctor대신 Mister라고 호칭함으로써 비아냥거리는 모습을 표출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를 꺼려한다. 특히 이른바 정치인들이 그렇다. 아무리 내 언행이 옳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상대방이 이로인해 상처를 받으면 우선 성숙치 못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은 것이다. 그러면 양방이 모두 마음의 평화를 갖게 된다.
이런 면에서 이 사태를 수습하는 이 전 대표의 모습이 좀 안타깝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의 “외국인으로 취급해서 섭섭했다.”라는 반응을 접했을 때 인 위원장의 ‘언어 능숙치’를 고려해 ‘뉘앙스'를 전달하기 위해 영어로 말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은 아무리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다.
대신 “내가 생각이 모자라 그런 실수를 범하게 되었으니 용서해주십시오”라고 대응했으면 우리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했을까? 이 전 대표는 천주교 교인이요 인 위원장은 개신교 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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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종욱 전 한동대 교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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