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잉글랜드 지역은 기후가 척박함에도 헨리 데이빗 소로우 등 미국의 많은 유명한 시인, 문학인, 사상가들을 배출했는데(600여명 추산) 그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어느 카톡방의 글에서 보았다.
기후는 척박하다 해도 산세가 훌륭해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나무들을 보면 비옥한 토지에서 높이 휨이 없이 자란 나무들은 뿌리가 그리 깊이 내리지 않아도 영양분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어서인지 짧다. 하여 심한 바람엔 영락없이 잘 쓰러져 밑동을 보면 의외로 뿌리가 짧은 것을 보게 된다.
하지만 첩첩산중 바위틈에서 자란 나무들을 보면 뒤틀리고 바위 사이를 뚫고 땅이라고 할 수도 없는 흙속에 들어가 사생결단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며 몇백 년, 아니 그 이상의 연륜으로 살아남은 나무들의 뿌리는 길고도 단단하고 억세 모진 바람과 엄동설한에도 살아남은 것이 아닌가. 척박한 기후의 뉴잉글랜드 지역에서 왜 ‘Thinker’들이 많이 배출됐는가의 질문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미국의 19세기 사상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1817-1863)의 조그만 오두막집을 보니 5척 단신의 몸을 뉘일 침대, 나무 때는 벽난로 등 소박하기 그지없는 청빈한 한 수도자의 모습과 것 같다. 간디, 마틴 루터 킹 목사, 법정 스님 등의 정신적 지주이셨다는 이 분의 저술은 미국이 여태까지 이루어놓은 그 무엇보다 가치가 있다고 ‘두 갈래 길-가보지 않은 길’로 유명한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말하였다.
지난 봄 고국 방문 시 설악산 금강굴에 오른 추억이 있다. 가파르기도 하지만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가 오래 수행하신 곳으로 유명하다. 절해의 고도와도 같은 깊은 산골짜기의 좁디좁은 석굴 속에서 수행하시는 고승을 1,300여년이 지났지만 뵌 것 같아 깊은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 보통 인간들은 물질문명의 발달과 혜택으로 편안한 삶을 사는 게 좋지만 정신세계를 이끄는 대 사상가, 철학자, 문학, 예술인들이 있어 우리의 삶을 세속에서 승화된 고상한 지경으로 인도하는 게 아닌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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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길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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