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창기 시애틀에 ‘시계의 도시’라는 별명을 안겨줄 정도로 도심 길거리에 흔했던 가로시계가 거의 모두 사라진지 한 세기만에 하나 둘씩 되살아나고 있다.
철제주조물 기둥 위에 높이 올리어진 갖가지 장식의 이 가로시계들은 1930년대까지도 다운타운 4가와 파이크 St 교차로에서만 16개가 눈 안에 들어왔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가로시계를 규제하기 위해 시정부가 조례를 통해 이들의 간격을 최소한 100피트로 제한했을 정도였다.
알래스카 골드러시 덕분에 시애틀에 붐타운이 조성되자 주로 보석가게들이 고객의 눈길을 잡기 위한 광고용으로 더 크고 멋진 가로시계를 경쟁적으로 설치했다. 하지만 점차 보행인보다 자동차가 많아지고 눈에 더 잘 띄는 네온사인 광고판이 등장하면서 가로시계들은 애물단지가 됐다.
시정부는 1953년 다운타운 인도에 흉물로 남아 있던 24개 가로시계 중 시간이 14일간 정확하게 맞지 않는 것은 철거키로 결정했다. 그에 따라 일부 가로시계는 업소를 따라 다른 도시로 옮겨갔고 일부는 개인 수집가들의 소장품이 됐다. 그 후 가로시계의 역사성과 희귀성이 대두되면서 시정부는 1981년까지 남아 있던 가로시계 9개를 랜드마크(역사적 가치물)로 지정했다.
이들 중 유니버시티 웨이 NE의 벤튼 보석상 앞에 한 세기동안 서 있었던 가로시계는 노인요양병원 이지스 리빙이 최근 매입해 보수한 후 유니버시티 빌리지에 있는 이지스 리빙 건물 앞으로 옮겨져 설치됐다. 벤 브리지 보석상 앞에 있던 가로시계도 업소가 지난해 4가와 파이크에서 5가와 파인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따라갔다. 맥로리 식당 업주 믹 맥휴는 1980년대 매입한 가로시계를 파이오니어 스퀘어의 식당본점 앞에 설치했다가 2017년 식당 문을 닫은 후 이를 모교인 시애틀대학에 기증했다. 대학 측은 이 시계를 정비한 후 금년 후반기에 캠퍼스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들 세 가로시계는 모두 ‘시애틀 가로시계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프 메이어의 작품이다. 독일계 유대인인 메이어는 15살 때 시애틀로 이민, 형제들과 보석상을 차려 각종 장식품을 팔았고 1930년대까지 가로시계 100여개를 제작해 시애틀은 물론 타주에도 팔았다. 현재 시애틀에 잔존하는 10개 가로시계 중 8개가 그의 작품이라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메이어는 1937년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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