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2일 방미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예정대로 가질 것이라고 AP 통신이 사안을 잘 아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두 정상의 회담은 당초 23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정확한 회담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 측은 재선 포기 선언 이후 대통령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일부 공화당원들의 요구에 선을 그으며 임기 완수 의지를 드러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사퇴할 의사가 없다면서 그가 "임기를 완수하고 미국 국민들을 위한 더 많은 역사적 결과들을 가져올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으로 미국 정세가 대혼란에 빠진 와중에 미국을 찾는 네타냐후 총리는 24일 미 의회에서 연설을 할 예정이다.

가자지구에서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레바논, 예멘 등 주변국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는 등 중동 정세도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미 의회 연설 내용은 중동과 미 대륙 모두에 파장을 불러 올 가능성이 있다고 AP는 내다봤다.

특히 다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물론 차기 미 대통령이 누가될지도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방미 기간에 아슬아슬한 정치적 '외줄 타기'를 해야 하는 신세에 놓이게 됐다.

AP는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생명줄을 쥐고 있는 이스라엘 내 극우 연정 파트너와 현재 이스라엘에 군사·외교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 그리고 올해 11월 미 대선 승리를 노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화당이 모두 네타냐후 총리의 연설을 지켜 볼 것이라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 중 누구의 심기도 거스를 수 없는 처지라고 짚었다.

한편 그간 바이든 대통령과 휴전 및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 등을 두고 대놓고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빚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방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도 만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다면 민주당으로부터는 공화당의 편을 든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나지 않는다면 반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시당했다고 느껴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