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세웅 신부 시국강연회…“실천이 신앙인의 책무”

함세웅 신부 시국강연회가 지난 13일 성공회워싱턴교회에서 열렸다.
“정치와 종교는 분리될 수 없다. 다만 남용하지 말아야 한다. 성경도 하느님의 정치다.”
지난 13일 성공회워싱턴교회(담임신부 최상석)에서 함세웅 신부 시국강연회가 열렸다. 군부독재에 맞서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공동선(共同善)을 위해 50년을 헌신했으나 ‘정치에 물든 성직자’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던 그는 “특히 교회 내부에서도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야 한다는 분들 때문에 힘들었다”고 말했다.
항상 약자의 편에서 소수를 자처하며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했던 함 신부는 “성경에도 소수의 깨어있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살리는 원천이라고 나와있다”며 “여러분 모두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나눔과 연대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함 신부는 “교회에 다니는 한인들, 성경도 열심히 읽고 신앙생활도 잘 하지만 세상을 외면하고 성서의 원리만 깨닫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질문하며 “성경만 읽지 말고 신문도 함께 보면서 부조리한 현실을 직시해야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그래야 성경의 원리로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수가 했던 것처럼 실천하는 사람들, 하느님의 말씀은 바로 그 ‘실천’에 방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국강연회에서 함 신부는 시국을 논하기에 앞서 “내가 누군지 알아야 한다”며 우리의 정체성과 국가와 종교의 핵심인 ‘공동선’에 대해 고찰했다. 함 신부는 “나만 좋아서는 안 되고,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공동선”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양보가 필요하고 결국 내 몸같이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사회 정의가 불안정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종교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성직자가 인종차별을 비판하는 설교를 하면서 정작 주변의 시선 때문에 집으로 찾아온 흑인을 내쫓는 위선자가 되는 사회, 성경에서 강도 맞은 이웃을 도와준 사람이 누구였는지, 우리가 그 이웃(선한 사마리아인)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종교지도자를 호되게 꾸짖은 마태복음 23장을 언급하며 그는 “종교가 세상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 세상의 고통과 불의를 인식하고 고치려는 노력 그리고 실천이 신앙인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1970년대 마드리드 신학자들이 발표한 성명서 내용을 소개하며 “모든 인간은 정치적이며 정치와 종교는 공동체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세상을 떠난 종교는 그 역할을 잃는 것이며 종교와 정치가 서로 협력하며 인권과 정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신부는 1942년 서울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으며 성직자의 길을 결심했다. 1974년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창립했으며 제4공화국 당시 2차례 투옥되기도 했다. 안중근 기념사업회 이사장,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항일독립운동가단체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2년 서울 청구동성당에서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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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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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아래 모지리가 있네.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사회가 문제가 있으면 발언 하는건 당연하거 아닌가? 아직도 한국의 모지리 30%는 박정희가 반신반인으로 믿는것들이데, 여기도 있네... 행동하는 양심을 가진다는게 쉬운일도 아니고, 종교인으써 당연 한거 아닌가? 아래 모지리 한번이라고 진지하게 고민해 보면서 글을 쓰던지,, 아님 찌그러져 있어라..
하느님보다 위에 있는 놈, 하느님을 얘기하지만 하느님과 관계없는 놈, 목적을 위해 하느님을 칸트처럼 필요에 의해서 찾는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