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이지 못해 밤새 온수 틀어놓고 체온 유지하며 버텨 출석하던 노인센터 직원이 연락 안되자 찾아온 덕에 발견
▶ 고령층 낙상 주의…비상 상황 대비 항상 휴대폰 소지해야

정의임 씨(왼쪽 두 번째)가 지난달 화장실서 넘어졌다가 10시간여 만에 구출된 사연을 아리랑건강복지센터 직원들과 나누고 있다.
90대 한인노인이 화장실에서 넘어진 지 10시간여 만에 극적으로 무사히 구조되는 사건이 발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콜럼비아 소재 오웬 브라운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정의임(91) 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9시경 샤워하러 화장실 욕조로 들어가다 넘어졌다. 정 씨는 다리, 팔 등 온몸에 힘이 없어 일어나지 못했는데, 휴대폰도 가까이 없어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정 씨는 “넘어진 후 일어나려 안간힘을 썼지만 기력이 없어 움직일 수 없었다”며 “그래도 간신히 손을 뻗어 물을 틀어 샤워기에서 온수가 졸졸 새어 나와 밤새도록 춥지 않게 체온을 유지하며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 씨는 “그렇게 꼼짝도 못한채 밤을 새고 다음날 아침이 되서야 문밖에서 누군가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며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렀고 조금 후에 관리사무실 직원과 정요셉 목사님이 함께 들어와 나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이송해 무사할 수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오웬 브라운 아파트 한인회장인 정요셉 목사는 “아리랑 건강복지센터의 김형구 기사가 사건 당일 오전 7시경 ‘하루도 안 빠지고 나오시던 정의임 회원이 안 나오셨는데 이상하다’고 하면서 확인해 달라고 했다”며 “혹시 몰라 집 문을 두드리니 처음에는 아무 소리가 없다가 두 번째 두드렸을 때 인기척이 들려 관리직원이 열쇠를 가지고 와서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정의임 씨가 욕조에서 넘어져 누워 있었다”고 밝혔다. 다행히 가벼운 타박상만 입은 정의임 씨는 911 앰뷸런스로 하워드 종합병원으로 옮겨져 검사 및 치료를 받고 3일 후 퇴원했다.
정의임 씨는 “18년 동안 매일 출석한 아리랑건강복지센터 덕분에 내가 기적적으로 살 수 있었다”며 “3일간 입원했을 때도 센터에 나가고 싶어서 빨리 퇴원하겠다고 졸랐다”고 웃음을 지었다.
김형구 기사는 “정 회원님이 넘어져 밤새 10시간 넘게 꼼짝도 못하고 욕조에 누워있었는데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천만다행”이라며 “고령층은 낙상의 경중을 가리지 않고 치명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하며, 항시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든지 가까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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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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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나셔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