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유도 美와 같아 “팬데믹 대처 미흡”…파리기후협정 탈퇴도 검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대 강화에 안간힘을 쓰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미국 정부에 뒤이어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공식화했다.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유튜브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밀레이 대통령이 헤라르도 웨르테인 외교부 장관에게 WHO 탈퇴 절차를 밟으라고 지시했다"며 "이를 통해 보건정책의 유연한 시행과 자원 가용성 향상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표면적인 WHO 탈퇴 사유로 '팬데믹 기간 적절한 대응 실패'를 들었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전 아르헨티나 정부와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봉쇄 조처를 했음에도 (결과는) 좋지 못했다"고 비판하면서 "더는 국제기구가 우리 주권을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밀레이 대통령 의중이 반영된 설명으로 보인다.
밀레이는 2023년 12월 대통령 취임 전부터 WHO의 역할에 강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
2020년 출판한 '판데노믹스'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코로나19 예방적 격리는 사람들의 자유를 침해하는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서술한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달 20일 트럼프 대통령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WHO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내세운 탈퇴 이유와 정확히 맥을 같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행정명령에서 WHO에 대해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타 전 세계 보건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긴급히 요구된 개혁을 실행하지 못했으며, 회원국의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대통령 측근 전언을 인용, "지난해 11월 주요 20개국(G2O) 회의에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의 대면 요청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처럼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도 탈퇴하는 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밀레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론 부정론자다.
아도르니 대변인은 이날 "아직 결정 전이지만, 정부에서 (탈퇴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후 위기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가지고 재생에너지를 폄하해 온 트럼프 대통령도 조 바이든 전 정부 때 다시 참여했던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서 재탈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때 파리 협정 서명국 명단에서 미국을 지운 바 있다.
정치 스타일이나 언변이 트럼프 대통령과 닮아 '아르헨티나 트럼프'로 불리기도 하는 밀레이 대통령은 오는 19∼22일 열리는 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조우할 수 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은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당선인 신분인 트럼프 대통령과 마러라고에서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회동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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