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당시 아돌프 히틀러 독일 총통의 지시에 따라 독일군이 군수차량 도입 사업을 시작했다. 군의 의뢰를 받은 페르디난트 포르셰 폭스바겐 창업자는 국민차로 개발한 비틀을 기반으로 다목적 군용차를 설계했다. 그는 비틀의 튼튼한 골격은 유지한 채 섀시를 더 보강하고 지면과의 충돌 방지를 위해 차체 하부를 높게 만들었다. 폭스바겐은 시제품 제작과 개량 작업을 거쳐 1939년 ‘퀴벨바겐’이라는 다목적 군용 지프차를 완성했다. 퀴벨바겐은 ‘1인용 시트를 적용한 차량’이라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은 볼프스부르크에 있던 폭스바겐 공장을 군수용으로 전환하고 이곳에서 퀴벨바겐을 양산해 전장에 투입했다.
■폭스바겐은 물에서도 기동이 가능한 군용차 개발도 진행해 1942년 수륙양용차 ‘슈빔바겐’을 만들었다. 퀴벨바겐을 변형한 이 차량은 물에 들어갈 때만 아래로 작동하는 접이식 프로펠러를 차체 뒤쪽 중앙에 장착했다. 슈빔바겐은 ‘수영하는 차’라는 의미다. 2차 대전 기간 퀴벨바겐은 5만 2000대, 슈빔바겐은 1만 4000대가량 생산됐다. 전후 폭스바겐이 히틀러의 전쟁범죄를 도운 전범 기업으로 지목되면서 군용차 생산은 중단됐다. 이후 폭스바겐은 냉전 시절인 1960~1980년대 퀴벨바겐을 계승한 오프로드차 ‘타입 181’을 생산해 독일 연방군에 납품하기도 했다.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11일 “군용차 생산 등 방위산업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독일 공장 2곳을 방위산업을 위해 활용할 것인지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폭스바겐이 자동차 수요 감소에 대응해 유럽 국가들의 국방력 강화 정책으로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방위산업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안보 동맹까지 흔들면서 촉발된 유럽 각국의 방위비 증대 움직임은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 우리 방위산업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세제·예산·금융 등의 전방위 지원으로 방위산업을 적극 뒷받침해야 할 때다.
<임석훈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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