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일본 도쿄대 가토 야스히로 연구팀은 영국의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리포트에 ‘희토류 잭팟’을 발표했다.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약 1900㎞ 떨어진 오가사와라제도 미나미토리섬(南鳥島)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 심해에서 1600만 톤에 달하는 희토류 매장량을 확인한 것이다. 2013년 첫 발견 이후 채취한 진흙 시료 분석 결과 미나미토리섬 심해에는 전기차·로봇용 영구자석에 쓰이는 디스프로슘이 전 세계 수요의 730년분, 레이저 등에 사용되는 이트륨이 780년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4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종합해양정책본부 회의에서 심해 희토류 개발을 공식화했다. 12년에 걸친 준비 끝에 일본 정부는 수심 6000m에서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을 빨아들이는 장비인 ‘양니관’ 설치에 착수했다.
■일본이 20년 동안 1400억 엔(약 1조 3400억 원)에 달하는 채굴 비용을 감수하며 심해 희토류 개발에 나선 이유는 중국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일본은 2010년 센카쿠열도 분쟁 당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조치에 사실상 굴복하며 치욕을 겪은 데다 최근에는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수출 제한 조치로 스즈키자동차의 일부 차종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그런데 일본의 심해 희토류 개발에 발목을 잡는 것도 중국이다. 중국은 2015년 ‘중국 제조 2025’ 전략에 심해 자원 개발을 포함시켜 해저 4000m까지 광물 추출 기술을 개발했고 올여름 미나미토리섬 인근 공해상에서 심해 광물 채굴 시험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또 최근 항공모함 랴오닝함이 미나미토리섬 주변에서 훈련을 벌이며 일본을 자극했다.
■일본이 희토류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는 동안 한국은 관련 사업을 한 게 없다. 그나마 확보했던 해외 광산 지분 사업도 적폐로 몰리며 흐지부지됐다. 첨단산업 주도권을 확보하고 중국의 자원 무기화에 대응하려면 우리도 희토류 등 핵심 자원의 해외 개발에 다시 나서고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펴야 한다.
<김현수 /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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