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연도 종료에 따른 예산 자동소멸 노려…백악관 “50년만에 첫 시행”
▶ 적법성·의회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 예상…공화당 일각서도 “법 훼손” 우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로이터]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미국의 대외 원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미 의회가 승인한 49억 달러(약 6조8천억원) 규모의 국제 원조 예산 삭감을 예고했다.
예산을 삭감하려면 이 역시 예산편성권을 가진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9월 30일 회계연도 종료를 앞두고 예산 자동 소멸을 유도하는 '우회로'를 택하기로 해 적법성 및 의회의 예산편성권 침해 논란이 예상된다.
백악관은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지출 유보 통제법'(Impoundment Control Act)에 따른 권한을 사용해 미국우선주의에 어긋나는 해외 원조 및 국제기구 자금 지원을 취소하는 '포켓 리시전'(pocket rescission)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예산 삭감 대상은 ▲ 국제개발처(USAID)의 해외 개발 지원 예산 32억 달러 ▲ 국무부의 국제기구 분담금 5억2천100만 달러 ▲ 국무부와 국제개발처의 민주주의 촉진 기금(Democracy Fund) 3억2천200만 달러 등 15개 항목이다.
1974년 제정된 '지출 유보 통제법'은 대통령이나 행정부 고위 관료가 의회가 승인한 예산 집행을 지연시키거나 취소하려 할 때 필요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포켓 리시전' 조치에 따르면 대통령은 특별 메시지를 낸 뒤 최대 45일간 예산 집행을 일시 중단할 수 있는데, 회계연도 종료일(9월 30일)에 가까운 시점에 이 메시지를 내면 45일이 되기 전에 회계연도 종료로 해당 예산이 자동 취소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 의장에게 이 같은 방침을 알리는 서한을 보냈다고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이미 배정된 예산을 일방적으로 철회하려는 전략"이라면서 "회계연도 종료가 가까운 시점에 철회 요청을 함으로써 예산 만료 전에 의회가 그것을 거부할 시간조차 없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원조 예산 삭감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재집권 뒤 예산 낭비를 비판하며 국제원조 및 공영방송 예산 삭감을 의회에 요청했고, 공화당이 과반을 점한 상·하원은 지난 달 90억 달러(약 12조5천억원) 규모의 관련 예산 삭감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회계연도 종료를 한 달여 앞두고 나온 '포켓 리시전' 조치는 예산의 자동 소멸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의회의 승인 절차까지도 피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의회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상원 세출위원회 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은 성명에서 "법을 훼손하는 이런 시도 대신, 양당이 협력하는 연례 예산 편성 절차를 통해 과도한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적절한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가 통과시킨 예산 지출안을 무력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면서 이는 9월 말 정부 셧다운(일시정지)을 강제로 유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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