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합의 난항에 정상회담 명분 흐려져…APEC서 김빠진 만남 그칠수도
▶ “전승절 푸틴·김정은 환대 분위기 지우려 방중 선호” 상반도 전망도
미국과 중국이 관세와 펜타닐 유입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 간 베이징 정상회담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시 주석이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으로 초청하기는 했지만, 미국 측은 아직 공식적인 수락 의사를 전하지 않고 있어 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 회담 성사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최근의 양국 관계를 분석해볼 때 APEC 회의 전에 베이징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FT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4일 스페인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무역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최근 중국 측과 대화를 나눴다.
이런 만남은 양국 정상 간 회담을 위한 준비 작업으로도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펜타닐 유입 차단과 관세를 둘러싼 협상이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정상회담 성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측은 미국이 관세를 먼저 철폐해야 펜타닐 유입 관련 조처를 하겠다고 하고 있고, 미국은 관세 완화 전 조치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라이언 하스 중국센터장은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베이징 정상회담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정당화할만한 무역협정을 체결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컨설팅 업체 테네오의 중국 전문가 데이브 와일더도 트럼프 대통령이 화려한 고위급 방문을 즐기기는 하지만 합의 없이 중국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이런 까닭에 양국 정상 간 만남이 APEC에서의 비공식적 회담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커틀러 ASPI 부회장은 "두사람이 APEC에서 만나 일련의 성과를 발표하겠지만 무역 합의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에 베이징에서 특급 의전을 받은 것도 변수로 평가된다.
하스 중국센터장은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보다 더 화려한 의전을 제공하지는 않으려 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방중에 이은 '식후 입가심'으로 취급받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전승절 행사 때문에 베이징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상반된 진단도 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김정은에 대한 환대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베이징 정상회담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또 "APEC에서의 회담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을 연상시킬 여지가 너무 크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정상회담으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러시아를 압박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라고 요구했고, 중국 기업들을 제재명단에도 올렸다.
중국은 미국산 아날로그칩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조치로 맞서고 있다.
조지타운대학교의 중국 전문가인 에반 메데이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로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려있고, 마지막 순간에야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실질적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과 중국에서 환대받고 싶은 욕망 사이의 갈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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