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지불하면서 '뇌물' 논란을 불렀던 CBS방송이 무편집 인터뷰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세마포르는 2일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이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진행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60분 측은 지난달 26일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를 촬영할 예정이었지만, 일정 변경 탓에 잠정적으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은 CBS에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를 편집 없이 방송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CBS는 트럼프 행정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CBS는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1천600만 달러(약 225억 원)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선 기간 '60분'이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편집한 인터뷰를 내보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CBS는 당초 "근거가 없다"고 맞섰지만,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꿨다.

일각에선 CBS의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가 할리우드 스튜디오 스카이댄스 미디어와 추진하는 84억 달러(약 11조8천억 원) 규모의 합병안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최고 결정권자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실상 뇌물을 줬다는 것이다.

또한 CBS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는 농담을 반복하는 심야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의 종영 결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은 "CBS의 모회사가 트럼프에게 1천600만 달러를 지불한 뒤 콜베어의 토크쇼까지 없앴다"며 의회 차원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60분의 총괄 프로듀서였던 빌 오언스는 언론의 독립성을 지킬 수 없다는 이유로 사임했고, 웬디 맥마흔 CBS뉴스 전 사장도 비슷한 이유로 퇴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