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틴 달라진 게 없다’ 판단에 정상회담 취소하고 제재 발표
▶ 전격 결심에 참모들도 놀라…푸틴 접근법 전면 수정인지는 불확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재집권 후 처음으로 대(對)러시아 제재를 전격 발표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거듭 교차하면서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CNN 방송은 23일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추가 제재 발표 전후 백악관 내 움직임을 상세히 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푸틴은 변한 게 없다'라고 판단한 끝에 결국 제재의 칼을 빼 들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한 자신의 계획에 푸틴 대통령이 동의하지 않은 것을 두고 반복적으로 실망해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로 해놓고도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해 폭격을 지속하고, 우크라이나가 수용할 수 없는 종전 조건을 제시하는 한편 즉각적 휴전에도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불신이 축적됐다는 것이다.
대러 제재가 발표되기 몇시간 전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 도시 하르키우 유치원 건물에 공습을 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대화할 때마다 좋은 대화를 나누지만 그 뒤에 진전이 없다"면서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도 취소했다.
그간 꾸준히 대러 제재 필요성을 언급해온 공화당 내부 목소리도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공화당 내 여러 인사들로부터 대러 제재 요구를 꾸준히 받아왔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2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한 후 "백악관이 전쟁 종식 합의를 끌어내는 데 유용하다고 판단할 때, 오랜 기간 끌어온 (대러) 제재 법안을 상정할 것"이라며 "우리는 행동할 준비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재 결단을 내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며 그의 재빠른 결심에 주변 참모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개월간 참모들에게 언젠가는 러시아에 강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이렇게 빨리 새로운 제재가 단행될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를 결심한 것은 제재 발표 당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 장관을 만난 직후였다고 한다.
베선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후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가 재무부 직원들에게 추가 제재 결정 사실을 알렸고, 직원들은 보도자료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후 베선트 장관은 다시 백악관 진입로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눈 후 백악관 업무동인 웨스트윙(서관)으로 향하다 갑자기 몸을 돌려 "오늘 오후 장 마감 후 또는 내일 아침 일찍 러시아 대러 제재 강화 조치를 발표하려 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러 제재 수준에 관해 세 가지 옵션을 보고 받은 뒤 중간 단계인 러시아 에너지 회사 제재를 선택했다고 전했다.
가장 강력한 제재는 러시아 산업계와 고위 지도자를 겨냥한 것이었으며 가장 가벼운 제재는 중간 단계보다 제재의 범위가 다소 제한적이었다.
트럼프의 대러 제재가 러시아에 대한 접근법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인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할 때마다 러시아에 대한 입장을 갈지자로 바꿔왔다며 "트럼프의 이번 입장이 영구적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단계인지는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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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똥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