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고비 등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트럼프, 제약사들과 합의
▶ 월 1천달러 이상→250∼350달러 수준으로… “수많은 미국인 생명 구할 것”
▶ 약값 인하로 제약사 매출엔 타격… “장기적으론 이용자 확대로 상쇄될 수도”
미국에서 통상 월 1천달러(약 150만원) 이상에 공급되던 위고비 등 주요 비만 치료제 가격이 250∼350달러(약 36만∼50만원) 수준으로 낮춰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백악관에서 '젭바운드' 제약사인 일라이 일리, '위고비'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가 미국 내 비만치료제 가격 인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라이 일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약을 '최혜국 국가' 기준으로 미국 환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며 "위고비 가격은 월 1천350달러에서 250달러로, 젭바운드는 월 1천80달러에서 346달러로 내려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메디케어(65세 이상 노인과 특정 장애인 의료 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 지원) 대상자의 경우엔 정부의 비용 지원으로 본인부담금이 50달러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연내 새롭게 개설될 웹사이트 '트럼프알엑스'(TrumpRx)에서 직접 이들 비만치료제를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위고비와 젭바운드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비만 치료제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에 중요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식욕 억제를 돕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뚱보 약'(fat drug)이라고 부르는 이 약들은 효과가 좋다. 지금까지 이 약들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이 약들은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고 건강을 개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전 세계 인구의 4%에 불과하고 전세계 처방약의 13%를 소비할 뿐인데, 제약사들은 이익의 75%를 미국 소비자에게서 거둬간다"며 "만성적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올해 초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최혜국 약가' 정책을 전면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이 정책은 관세 덕분에 훨씬 수월해졌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의 잇단 약값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은 제약사가 자율적으로 약값을 결정한다. 결정 과정에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와 민간 보험사 등의 관여로 인해 약값이 더 올라가면서 약값이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책정돼왔다.
이번 약값 인하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매출에서 손실을 볼 전망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이번 합의로 올해 글로벌 매출 성장률에 한 자릿수 초반대의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제약사는 대신 그 대가로 관세 면제 혜택을 보게 된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3년간 의약품 관세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는 약품 소비자가 늘면서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도 있을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망했다.
일라이 릴리의 데이비드 릭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의 재무 전망을 수정하지 않는다면서 내년 초가 되면 즉시 가격이 내려가겠지만 "거기서부터 판매량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 BMO 캐피털마켓의 헬스케어 연구책임자 에번 시거먼은 이번 합의로 두 회사가 초기엔 가격에서 타격을 입겠지만 향후 수년에 걸쳐 더 많은 환자를 확보하며 손실을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특히 두 회사가 가입자가 6천700만명이 넘는 메디케어를 통해 많은 잠재적 환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관세를 지렛대로 글로벌 제약사들에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 가격을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라고 압박해왔다.
이에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명 제약사들도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기로 트럼프 행정부와 앞서 합의했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