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분 회견서 “계엄은 잘못”·”탄핵 강 넘겠다”…지선 앞둔 위기감 작용
▶ ‘韓 징계’ 불씨 남아…당내 평가도 “尹 절연 빠져” “ 고심 어린 결단 환영”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1.7 [공동취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이하 한국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12·3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인정·사과하고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면서 리더십 위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지난해 비상계엄 1년을 전후해 당 안팎에서 지도부를 향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및 쇄신 요구가 빗발쳐 온 데 대한 쇄신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최근에는 개혁 성향 의원들뿐 아니라 영남권 중진까지 당 운영 방향을 문제 삼고 '2월 비상대책위원회'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수세에 몰린 장 대표가 쇄신안을 꺼내 들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윤 전 대통령 및 이른바 '윤 어게인' 세력과의 단절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고 한동훈 전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인사와의 통합이나 중도 외연 확장에 대한 구상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도 여전히 나왔다.
장 대표는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기는 변화'를 모토로 기자회견을 열어 12분가량 과거와의 절연,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성·사과, 보수 야권 전반의 연대 방침, 향후 당 쇄신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개혁신당 상징색이기도 한 주황색 넥타이를 매고 단상에 선 그는 "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 "계엄과 탄핵의 강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겠다"며 이전과 다른 메시지를 내놨다.
장 대표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와의 단절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준비한 회견문을 읽은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생략한 채 자리를 떠났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계엄 사과' 메시지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장 대표는 작년 12월 3일 계엄 1주년 당시 당 안팎의 사과 요구에도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며 불법 계엄의 책임을 당시 야당에 돌리면서 계엄을 정당화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 비판을 받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와 초·재선을 중심으로 한 25명의 의원이 개별적으로 계엄에 사과하긴 했지만 장 대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쇄신 요구가 거세지자 장 대표는 지난달 19일 충북도당 당원교육 연설에서 "이기기 위해선 변해야 한다"며 변화를 언급했지만 이후 뚜렷한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오히려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게시판 사태'에 대한 당무감사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장 대표가 중도 확장보다 자강을 강조하면서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 2일 새해 첫 기자간담회에서는 계엄과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질문에 "계엄에 대한 제 입장을 반복해서 묻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방어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장 대표가 이날 달라진 입장을 내놓은 것은 6·3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는 현실적인 상황 탓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명확한 사과 없이는 승리는커녕 현상 유지도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해 들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도부를 향해 계엄으로부터의 절연과 범보수 대통합을 공개적으로 촉구한 데 이어 김도읍 의원이 정책위의장직에서 사퇴하는 등 친한(친한동훈)계와 개혁 성향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던 요구가 당 지도부와 중진으로 확산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 대표의 메시지가 이전과는 달라졌지만 한 전 대표와의 갈등 등 당내 통합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작년 12월 3일 이후 제기돼 온 변화 요구에 대한 답은 오늘로 마무리됐다"며 "당원게시판 문제를 비롯한 계파 갈등은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회견에 대한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장 대표에게 계엄 사과와 쇄신을 주문했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고심 어린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고, 오 시장도 "변화 선언을 환영한다"고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지도부 인사들도 "이제 하나로 뭉쳐 싸울 때"라며 장 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반면 친한계를 비롯한 개혁성향 의원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전 대표는 한 유튜브에 출연해 "결국은 실천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계엄을 제대로 극복해야 하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개혁성향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입장문을 내 "지금 국민의힘은 재건축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지만, 혁신안은 내부 인테리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윤 전 대통령과 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단절을 선언하고 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가치와 비전을 분명히 세워달라"고 촉구했다.
상당수 의원은 평가를 자제하며 관망하는 분위기다. 의원들 단체 대화방에서는 장 대표의 회견문이 공유됐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되는 한 중진 의원은 "계엄에 대해 명확히 사과했으니 그 문제는 정리된 것"이라며 "이제 지방선거를 준비할 때"라고 했다.
한편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늦었지만 사과 자체는 평가한다"며 "중요한 것은 말 이후의 행동이다. 행동으로 증명할 차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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