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올해로 구순(90세)을 맞이 했다. 1936년 3월생으로 지난 3월7일 구순연(九旬宴)잔치를 치렀다. 유수불복회(流水不復回)라고 흐르는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듯이 내 인생의 덧없는 운명의 순간들이 나이 90에 다시 돌아오지않을 유년기(幼年期) 시절을 회상해 보고자한다.
1943년 일제식민통치로부터 해방 직전에 미군의 서울 폭격 소문으로 우리식구는 아바지 고향 ‘장단’으로 피난을 떠났다. ‘장단’ 못미처 임진강을 건너야 하는데 홍수로 인해 임진강에 뱃길이 끓혀 도보로 철길을 건너야 했다.
철길은 한사람 정도 다닐수 있게 송판이 깔려 있었다. 겁에 질려 울고있던 7살 나는 뒤로 내민 아버지의 손을 잡고 무사히 건넜다. 그때 받은 충격으로 병원치료를 받았다. 1945년 해방후 이승만 대통령의 새정부가 수립된 5년후 1950년 6.25 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중에 필자가 다니던 중학교에서 소집통보를 받고 입대부대로 행진중에 나는 광화문 근처에서 이탈 도망처나오면서 이모네로 피신했다. 후일 들은 소식에 의하면 그때 입대학생들을 인민군이 후퇴하면서 모두 총받이로 내몰아 사망, 또는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한다. 조로생사(朝露生死)로 아침 이슬처럼 짧은 삶이 될뻔 했다. 참으로 천운이었다.
1951년 1.4 후퇴때 외가쪽과 함께 얼어붙은 한강을 건너 수원으로 피난을 떠났다. 피난길에 만주거리 작은 마을에 임시로 거처를 마련했다. 얼마후 하얀 가운을 입은 중공군이 눈이 덥힌 논 두렁이로 후퇴하면서 마을에 피신하고 있는 중공군을 미군기가 폭격해 바로 내 곁에 계셨던 이모부가 돌아가셨다. 온 식구들이 순식간에 벌어진 비통함과 슬픔으로 울음바다가 되였다. 이모네는 이모부를 수습하고 서울로 되돌아가셨고 애통함을 뒤로하고 우리는 수원에 정착했다.
수원에는 미군들이 주둔하고 있었으며 우리 식구들은 주로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꿀꾸리죽으로 배를 채웠다. 땅콩장사, 냉차장사로 온식구가 동원되면서 생계를 견뎌냈다. 1953년 7월 27일 휴전이 되면서 서울로 돌아왔다. 3년 만이다.
서울에 돌아온 나는 아침일찍 신문팔이를 하고 오후에는 노상장사를 했다. 지금의 ‘신세계백화점’이 미군 PX였다. 휴전중이라 의정부에 주둔하고 있던 미군과 연합군들이 PX에 자주들 나온다.
나는 미군상대로 반지 장사를 하면서 생활에 보탬이 되었다. 1952년 12월2일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 방한으로 미군 PX 앞에서 장사하던 아이들이 나를 포함해서 종로경찰서에 구속수감 당했다. 이유는 미국 대통령 안보차원이었다. 우리들은 일주일만에 풀려났는데 감옥살이는 하루가 십년처럼 느껴졌다.
필자의 유년기와 중장년기 시절은 파란만장했다. 1950년부터 3년간의 전쟁이 가장 처참하고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거리에는 무너진 건물 뿐이고 사람들은 판자촌과 천막 생활로 지내야 했고 산업시설은 거의다 파괴되면서 남은 공장도 돌아갈 전기도 없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한국은 1961년대부터 정부주도의 수출 중심 경공업이 성장했으며 70년대는 중화학 육성을 통해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1인당 GDP가 급증하면서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
필자는 90 평생 대한민국의 격동기와 성장기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체험했다.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미국 덕분에 연명했고 미국 덕분에 성장했다. 코리아의 정체성을 망각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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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영/뉴욕평통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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