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역사도 많이 변하고 있다. 분단의 슬픔을 안고 50여년간 반복 질시하며 숨죽인 채 서로 바라만 보던 남북이 정상회담으로 숨통을 열었으며 빈번히 일어나는 여러 분야의 남북회담을 보면서 고갈되었던 조국에 단비가 내리는 기쁨을 느낀다. 이런 시점에서 갑자기 태극기를 바꾸자고 말하면 비애국자의 누명을 쓸지 모른다.
태극기! 생각만 해도 가슴 뭉클한 태극기! 뉴욕 방문자들에게 유엔빌딩을 구경시켜주고 돌아올 때마다 만국기 중에 우리 국기만 없어 씁쓸함을 되씹으며 돌아오던 수많은 날들, 이제 겨우 유엔빌딩 앞에 천신만고 끝에 달아놓은 그 깃발! 그간 우리 민족의 혼이 담겨진 태극기를 어떻게 바꿀 수 있겠는가? 그 일이 결코 용이하지는 않겠지만 바꿨으면 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1. 태극기는 기억하기가 너무 어렵다.
이 글을 접한 분 가운데는 나는 다 기억할 수 있다고 반론을 펴실 분도 있겠지만 최근에 미국 유학온 몇 학생들에게 태극기를 정확히 기억하여 그릴수 있는가? 라고 물어본 결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거나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다. 그들은 태극기를 알고, 알아야 할 사람들이다. 왜 그런가? 너무 복잡하다. 태극기 속에 있는 깊은 사상을 다 이해하려면 우선 하늘과 땅, 그리고 해, 달을 상징하는 4괘의 조화와 음양의 태극사상은 물론 흰 바탕의 순수, 평화사상을 이해하는 일도 포함된다. 그렇게 볼 때 그 안에 있는 깊은 사상도 중요하지만 그릴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는 것은 대중성이 결여된 점이다.
2. 태극기는 화해의 기(flag)가 아니다.
우리 나라의 첫번째 과제는 뭐니뭐니해도 남북의 화해와 통일이다. 지금 남한과 북한은 다른 기를 사용한다. 태극기를 앞세우고 회담 혹은 다른 일로 북한과 만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북한 역시 다를 바 없다. 이번 2000년 올림픽에서처럼 남북이 빨리 공동으로 기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는 남한과 북한을 자치국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7,000만 국민은 하루속히 남북이 둘이 아닌 하나의 국가로 인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소원이요, 바램이요, 믿음이다.
우리는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아도 하나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남북이 서로 같이 만든 한 깃발 아래에서 머리를 맞대고 산적해 있는 수많은 안건들을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당위성 아래에서 남북이 하나 되어야하는 우선순위에 방해되는 태극기는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 조국의 깃발이 우리 민족은 물론 전세계 사람 누구에게나 보편적이고 상징적이어서 그 깃발이 펄럭일 때마다 창조와 번영하는 역사가 우리 나라는 물론 이 땅위에 영원히 소성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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