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하와이에 유배를 온 사람입니다.하와이에 올 생각 같은 것은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 지금 이렇게 하와이 그것도 힐로에서 지내게 된 것을 보면 어떤 섭리같은 것을 느낍니다.”
오는 30일까지 마우이의 아트&컬추럴센터에서 초대전을 갖고 있는 이병용화백(52).
하와이 한인사회에서 이병용화백처럼 하와이토박이가 아니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경우도드물 것이다.
홍대 미대를 나온 미술가이면서 힐로에서 생강농사를 지으며 ‘농투사니’로 살고있는 이병용화백은 얼마전까지 힐로한인회장 재직시에는 한인이민조상들의 얼을 기리기 위해 힐로의 ‘알라이 공동묘지’에 기념비를 세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병용씨와 인터뷰를 한 곳은 초대전이 열리고 있는 카훌루이 공항 인근 마우이아트&컬추럴센터에서 그의 숙소가 있던 키헤이의 한 호텔로 향하는, 즉 마우이섬을 종단하는 약30여마일 거리의 차속이었다.운전은 이병용씨의 ‘후배’인 포니택시의 전영환씨가 ‘호놀룰루에서도 매일 운전대를 잡는데 여기서까지 운전대를 잡아야 하느냐’며 투덜거리며 맡았다.
예술가의 길을 가는데에는 ‘자갈밭’이나 마찬가지인 하와이에서 정력적으로 작품을 쏟아내면서 빅아일랜드와 오아후,마우이등지에서 동시에 작품이 전시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병용씨.그의 작가적 에너지는 어디에서 쏟아져 나오는지부터 물어보았다.
“고난이 내게는 유익했더라는 성경말씀을 상기하곤 합니다.힐로에서 낮에는 생강농사를 짓는데 무척 힘듭니다.그렇지만 밤에는 전적으로 제 시간입니다.주로 밤에 작품활동을 하는데 일단 작업에 들어가면 외부와 연을 끊습니다.그러다 지치고 힘들면 쓰러져 잠을 잡니다.”
-일부에서는 그렇게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게되면 밀도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도 합니다만.
“ 글쎄요.저는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환경이 예술가를 만들며 극한상황속에서 예술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예술가의 길은 고난의 길이고 생강농사는 아주 힘듭니다.그렇지만 대지와 더불어 살면서 농사를 통해 얻는 삶의 철학이 있습니다.그 철학 또는 깨달음을 저는 화폭에 옮길 뿐입니다.”
-알라이 공동묘지에 기념비 조성문제 추진과정등에서 너무 외고집이고 독단적이라는 말도 상당히 나왔었는데요.
“무슨 일을 해내려면 밀어부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마다 생각과 수준에 차이가 있기때문입니다.저는 단지 제가 하는 일을 메인스트림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싶었을 뿐입니다.하나하나를 챙기고 또 그렇게 일을 추진하다보니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비쳐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화백이 생각하는 예술관은 어떤 것입니까.주류화단에서는 이화백의 작품세계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말입니다.
“작품,아트웍이란 돈으로는 평가할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으로 4번째 초대전을 갖는 셈입니다만 작품이 팔리는 것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제 작품을 통해 제 정신이 표현되고 나아가서는 감상하는 사람들에게 그로인한 동서양의 이해에 한 역할을 한다면 괜찮은 것 아닙니까.”
-생강농사는 하실만 합니까.
“하하.생강농사는 갬블(도박)입니다.비도 적당히 오고 농사가 잘되면 한몫 잡을수 있고 또 어떤 해에는 병충해가 많고 수확이 잘 안되면 힘들고 그런 것이지요.전체적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괜찮습니다.
힘든것만 빼고는요..”
한인이민 1백주년을 앞두고 또 하나의 ‘큰 일’을 계획하고 있는 이병용화백.한인이민사에 유난히 집착하고 있는 이씨는 ‘한인이민사에 집착하는 것은 정신적 뿌리를 확인하기 위한 당연한 일’이라며 작품활동과 커뮤니티 일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수없음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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