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12월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을 때 미국사람들에게 일본인들은 짐승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 당시 루즈벨트 대통령은 이 날이 영원히 치욕의 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고 “진주만을 기억하라”는 말은 미국의 일본에 대한 집약된 반일감정의 표현이었다. 그로부터 3년8개월 후 미국은 두 차례에 걸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퍼부어 수많은 일본인의 목숨을 빼앗았다. 가령 미국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결연하게 기억하려 들지만 않았더라도 원자탄까지 투하하지 않았으리란 게 지금까지도 그 정설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일본인들은 일본의 진주만 공격과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일본의 전쟁 책임은 인정하려 들지 않고 단지 미국의 전쟁 개입으로 200여만명의 일본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사실만 상기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즈음 들어서도 일본인들은 기억에서 사라진 교과서 왜곡사건, 독도 영유권 등을 거론하며 심심찮게 우리 정부와의 외교적 마찰을 불러 일으키곤 하는데 제 2차 세계대전도 일본군의 만행을 의도적으로 삭제하여 국제사회에 말썽을 부리는가 하면 또 일본의 국수주의자들은 대동아 공영권을 들고나서 한일관계는 물론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역사 바꾸기(?)로 연결, 왜곡시키고 있다.
이 일본인들은 역사 인식을 자국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예컨대, 일본 정치인들은 한국인, 바로 우리에게 일본의 한국 병합(일제 침략)을 한국을 러시아의 침략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한 게 주목적인 양국 관계라는 식이다.
상기하면 일본의 한국 통치는 한국인에게 은혜를 베풀었다는 식의 1953년의 이른바 ‘구보다 망언’을 필두로 무라야마, 고노, 와다나베 등 정치인들의 망언은 객관적이고 실증적인 역사인식이 아니라 국수주의, 황국사관에 바탕을 둔 것이다.
생각하면 일본은 태평양 침략전쟁의 패배로부터 21세기에 들어서도 한국 침략에 대한 반성은 커녕 오히려 침략의 실상을 교과서 등 여러가지의 방법으로 왜곡 미화시키는데 급급하고 있다.
예를 들면 수년 전부터 일본의 도쿄데 교수 후지오카 노부가츠는 동료 교수들과 함께 이른바 자유주의 사관을 주장하는 국수주의자들과 연계, 종래의 역사인식은 자학사관(自虐史觀)이며 일본의 주변국가 침략은 전쟁 책임이 없다는 독선적 역사 해설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역사 왜곡의 연속으로 역사교과서 왜곡편찬은 한국 근대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왜곡 기술하고 있다.
또한 한일합병을 두고 국제법상 합법적 조약이라고 기술하고 식민지 지배가 한국의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다는 이 일본, 일본인들에게 우리는 무엇을 기억해야 할 것인가. 모쪼록 이러한 민족정체성의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일 의원연맹 회장 자격으로 방일하는 김종필 전 총리께서는 일본의 모리요시로 총리, 고노요헤이외상 등 이토소이치로 회장과 만나 이러한 양국 관계를 김대중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하는데 그 기대를 가지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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