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방준재(미주한인청소년재단 회장)
<시청자 수 25만.모금액 13만5,000달러. 굉장한 성공이었음>
1999년 3월 18일 텔레비전의 프라임타임인 오후 8시에 공영방송 채널 13을 통해서 방영된 ‘한인의 정신’(Korean-American Spirit)의 방영 결과에 대한 방송국측의 간단한 팩스 내용이었다. 2년 전 일이다.
그후 ‘도미니칸 리퍼블릭’ ‘인도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 그리고 지난 3월 8일의 뉴욕 메트로폴리탄지역의 중국사회 조명으로 이어지는 ‘Ethnic Series’를 보며 감개무량하면서도 그 시리즈의 원조가 ‘한인의 정신’ 방영이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시계 바늘을 그 이전으로 돌려보자. 노스웨스트 항공기를 타고 김포공항을 떠나던 1973년 8월의 서울은 무덥기는 했지만 미국으로 간다는 가슴 부풀음과 미지의 세계로 향한다는 불안감이 교차하고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가슴에 다가오지 않는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다시 돌아와 국가와 민족에 봉사하리라는 다짐도 있었다면, 어설픈 푸념일까?
조국 근대화의 물결이 넘실거리던 시류의 탓만이 아니라 그것은 목적이었고 신념이었다.
1492년 컬럼버스에 의해 발견된 미대륙은 1776년 독립한 후 1861년부터 1865년까지 남과 북이 대치한 노예해방전쟁을 거친 후 1960년대의 민권운동으로 나타난 인종간의 대립도 극심했지만 2차대전 후의 미국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대강국으로 부상하고 당시 한국의 젊은이들에게도 요즘의 반미운동 보다는 미국을 알고자 하는 미국의 냄새를 맡고 싶고, 새로운 사고와 기술을 배워 내 나라의 발전에 이바지하리라는 열정적 애국심도 있었다.
떠나면 그리운 것이 인지상정이어서 고국의 소식이 그리워 보는 신문이나, 이곳의 텔레비전 화면은 매일 한국의 어두운 점만 전해주고 경찰봉에 맞는 시민이나 학생, 최루탄에 눈물흘리는 이야기, 그리고 당시의 미국 정가를 발칵 뒤엎어 놓은 ‘코리아 게이트’의 주인공 박동선의 의회 청문회는 한국인의 자존심을 손상시키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PBS의 유명 시사프로그램인 ‘Washington Week in Review’에 나오는 저명 언론인사들의 ‘Korea Bashing’(한국 때리기)을 보며 분노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한편으론 한민족 전부가 외국정부나 정치인들이나 매수하는 파렴치한들이 아니라 누구 못지않은 위대한 문화와 자질을 가진 민족이라는 것을 보여줄 날이 있으리라 다짐하는 반사작용도 있었다.
하와이 이민으로부터 100년에 가깝다지만 60,70년대 대거 이민으로 시작된 미국의 한인들은 이들의 국가 건설이나 개척시대의 고난에 참여는 하지 못하고 그들이 이루어놓은 사회 혜택만 받고 있다고 그들은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한인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고 발전을 도모하며 혜택만 받는 민족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결성된 것이 채널 13 한인후원회의 진정한 목표이자 목적이었다. 그것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소리없는 자원봉사였지만 궁극적 저의는 사회참여를 통한 조용한 시민운동이기도 했다. 우리 한인을 인지하라는, 우리 한인도 여기서 숨쉬고 살고 있다는, 우리 한인도 여기서 미국을 위해서 헌신하고 있다는 ‘Korean Social Movement’였다고 정의내리고 있는 것이다.
가장 비정치적인 수단으로 가장 정치적 목적을 가진 운동권이 채널 13 한인후원회임을 ‘한인의 정신’을 볼 기회가 있었던 분들은 동의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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