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해외이민자들은 이별을 해본 사람들이다.그저 단순하게 누군가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향을 떠나고 조국을 떠나는 ‘결단에 가까운 이별’의 경험자들이다. 특히 하와이는 그중 이별에는 더욱 익숙한 곳이다.
워낙 들어오고 떠나는 사람들이 많은 탓이다.떠나고 남는 자들의 도시- 그곳이 호놀룰루인 것이다. 이별에는 무대가 있게 마련이다.우리 한인동포들 공통의 이별무대는 김포공항이었다.
그것이 유학이든, 이민이든 우리 모두가 커다란 가방을 카트에 싣고 부랴부랴 체크인을 마치고 출영나온 가족들과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나누다가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손을 흔들며 게이트 저편으로 빠져나가던 순간, 갑자기 코끝이 찡했던 이별의 순간을 안가져본 동포들은 없을 것이다.
고국을 방문할때는 좀 달랐다.비행기속에서 ‘여기는 김포공항 이제 착륙합니다’라는 상냥한 승무원의 말을 들으면서 창밖을 내려다보면 어느새 반가운 서울의 불빛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고 마중나온 가족 친지들과 기쁨을 나누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김포국제공항은 우리 한인동포들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애환의 장소였다. 허공속으로 이륙해가는 비행기를 보며, 막 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며,공항을 떠나면서, 공항에 내리면서 우리는 사람에게 이별이란 ‘어찌할수 없는 삶의 한 과정’이라는 것을 김포국제공항에서 비로소 체감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 ‘김포국제공항’은 우리의 무대에서 이별하듯 사라져갔다.
‘김포국제공항’에서’국제’자만 떼어낸 김포공항은 이제 국내선 전용공항으로 우리 한인동포들이 이용할 일은 거의 없으며 새로 거대하게 조성된 ‘인천국제신공항’이 우리를 맞게 된다. 단일 공항으로는 세계 최대규모라는 인천국제공항은 개항까지 탈도많고 말도 많았으나 우리 하와이 한인초기이민자의 첫 이민선인 갤릭호가 약1백년전 인천항(구 제물포항)을 떠났다는 점을 돌이켜볼 때 이민1백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탄생했다는 것이 우연치고는 참으로 재미있는 인연이다.
공항을 무대로 한 과거의 이별이 ‘가난했던 조국을 두고 떠나는 자의 슬픔’을 반영했다면 이제 국제화시대의 인천공항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인들의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반영하게 될 것이다.
공항 개항 직전까지도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적시하면서 개항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으나 무엇이든지 대’역사(役事)’에는 다소간의 반대가 따르기 마련이다.
일본의 나리타공항도 78년도에 개항할 당시 부지선정 초기부터 지역주민들의 극렬반대가 잇따라 당초 개항 예정일에 과격한 주민들이 관제탑에 난입해 기물을 마구 부수는 바람에 개항이 두달이나 연기되기까지 했었다.
당시 하네다공항의 수용능력이 넘쳐 새로 조성했던 나리타공항은 그러나 지금은 약50여개에 가까운 세계의 항공사들이 취항하는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탈바꿈했다.
또 경부고속도로 건설당시에도 한국에서는 ‘1만원권을 도로에 깔고 있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로 극력반대가 있었으나 지금 경부고속도로가 한국 경제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가.
이왕 개항한 인천국제신공항은 앞으로 많은 보완을 거쳐 당초 목적대로 명실상부한 동북아 최대의 국제공항으로 그 역할을 다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채 저편으로 사라져가는 ‘김포국제공항’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부터 우리 하와이동포들을 맞게될 인천신국제공항에 축복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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