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KHON-TV의 ‘모닝 뉴스쇼’에서 눈길을 끄는 보도가 있었다.
13일 어머니날(Mother’s Day)을 앞두고 ‘지금 이 시대에 어머니날이 과연 필요한가’에 관한 것이었다.
어머니날에 관한 서베이 결과를 인용한 이 보도는 미국사회 일각에서 ‘어머니날 폐지’ 움직임이 있는 것을 거론하면서 ‘그래도 어머니날이 있어야 한다’는 전통적 생각이 더 많다는 톤으로 이어졌다.
어머니날 폐지를 거론하는 쪽은 주로 학생들에 대한 카운슬링을 맡고 있는 교사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머니날이 시작될 때만 해도 미국은 아직 이혼을 생각할 수 없는 시대였고 그리하여 ‘일부일모’(一父一母)가 당연했으나 오늘의 시대는 부모가 이혼하고 재혼, 3혼에 4혼까지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아 오히려 어머니날이 다가오면 아이들중에 ‘우울증’을 겪거나 상처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차라리 어머니날을 폐지하는게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떤 어린이, 어떤 학생에게는 ‘어머니’(Mother)가 2명이고 3명이고 4명까지도 되는 경우가 이 시대에는 흔한 것이다.물론 자신을 낳아준 어머니는 한명이지만 어머니날이 다가오면 이러한 어린이, 이러한 청소년들은 과연 어느 어머니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어야 하는가.
아이들은 말을 잘 하지 않지만 내심 상처를 받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낙태’처럼 있어서는 안되지만 있을 수밖에 없는 세상, 그것이 오늘의 시대다.
기자는 어머니날에 상처를 받을수 있는 아이나 청소년들이 점점 더 많아지는 이 시대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어머니날이 있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어머니날’은 현재 세계적 추세다. 날짜는 각각 다르지만 세계에서 46개국이 어머니날을 기리고 있다. 한국은 어머니만 기릴 것이 아니라 아버지도 기려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5월8일을 어버이날로 지켜오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이 1914년에 ‘어머니날’을 국경일로 선포한 이래 매년 5월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지켜오고 있다.
요즘은 ‘어머니날’도 ‘발렌타인스데이’처럼 상품화해서 어머니의 푸근한 가슴을 느끼기 보다는 북적대는 백화점에서 ‘어머니날 세일 선물’을 고르는 날로 되어버린 감이 없지 않지만 아직 이땅에 어머니가 생존해 있는 분들은 그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해 마지 않을 일이다.
이 세상에 누가 어머니와 같은 ‘무작정 영원한 사랑’을 전해줄수 있겠는가.
어머니의 사랑이란 고향과 같아서 어느날 문득문득 참을수 없이 떠올려지곤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다닐 때 서오능이나 창경원 등지로 소풍을 가던날, 한복을 입은채 부엌에서 일회용 나무도시락에 차곡차곡 ‘김밥’을 정성스레 쟁여넣던 어머니의 모습을 생각하노라면 이 각박한 지금의 세상에 ‘그런 시간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슴 아프게 그립다.
세상에서 오직 한점의 죄의 모습도 생각해낼수 없는 유일했던 분, 그 분이 바로 ‘어머니’처럼 생각되는 것이다.
유독 노인인구가 많은 하와이에는 노모를 모시거나 함께 살고있는 한인동포 분들이 많다. 어머니에게 효도를 하는 사람들은 영혼의 바탕이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늙은 노모의 손을 붙잡고 식당을 다닌다든지 병원에서 어머니의 머리카락을 빗어주는 아들딸들의 모습을 보면 그냥 괜히 눈시울이 달아오를 때가 있다.
전거(典據)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옛말에 ‘수욕정이 풍부지 자욕양이 친부대’(樹慾靜而 風不止 子慾養而 親不待)라는 말이 있다.
‘나무는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은 부모를 모시고자 하나 그때는 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구나’라는 회한에 찬 토로다.
지금 모친이 생존해 있는 우리 한인동포들은 시간이 더 흐르기 전에, 후회하지 않도록 어머니에게 잘해주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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