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부소속 정신과 의사로서 주민들은 물론 교도소 수감자들의 정신질환을 치료해 온 정순형박사가 지난 4월 3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은퇴했다.
1958년 1월31일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뉴저지에서 정신과 레지던트로 하와이 땅을 처음 밟은 정박사는 1970년 4월 ‘개업의’가 아닌 ‘공무원 의사’로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오늘까지 정신질환 환자들과 함께하는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언제나 규칙적인 31년간의 공직생활에서 은퇴한 정박사에게 최근 가장 큰 변화가 무엇이냐고 묻자 “외출할때 구두를 신지않고 아이들이 즐겨신는 운동화를 신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하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짓는다.
“왜 하필이면 정신과 의사를 택했냐는 질문도 할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의대 다닐때 정신과 선배들이 웬지 더 인간적이고 인생의 멋을 아는 것 같아 나도 같은 길을 택했어요. 그러나 막상 저는 제 인생이 복잡해 지는것이 싫어 개업의보다는 공무원직을 택했고 싱글마더로서 일과 더불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1931년생인 정박사는 고려대 의대 전신인 서울여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방사선과로 진로를 바꾸려고시도했지만 정신과 의사로서의 보람이 더 클 것이란 판단하에 오늘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30여년 공직생활중 지난 4년간 공안국 소속으로 교도소 수감자들과 함께한 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하는 정박사는 “현재 주정부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수감자들의 정신질환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담당의사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정부예산 부족으로 교정직 공무원 인력확보가 여의치 않아 수감자들의 식사시간도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정박사는 “교도소에서는 아침식사가 새벽6시 점심이 오전10시 그리고 저녁이 오후3시에서 3시30분경에 지급된다”며 “특수한 환경에서 정상인들과 다른 사람들과 생활한 지난 4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들이 앞으로 은퇴후 생활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인커뮤니티가 너무 좁아 한인상담은 피해 왔다”는 정박사는 “수감자 정신질환자들 대부분이 마약남용에 의한 환경적인 요인이 크다”고 지적하고 특히 최근 청소년들의 마약남용을 강조하며 부모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외과나 내과 환자들의 경우 치유 속도가 빠르지만 정신질환자들은 그렇지 못해 의사들의 인내가 요구됩니다. 그러나 치료하던 환자가 정상으로 돌아왔을때 얻는 기쁨과 보람은 다른 병동 의사와는 비교가 되지않지요. 은퇴후에도 급속도로 발전하는 정신과 치료요법을 배우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며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하는 정박사는 이민선배로서 이민 후배들에게 “주류사회를 알기위해 자녀들과 함께 공부하고 노력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신수경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