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광 이영로 화백(68·사진)이 매서운 눈매에 둥근 얼굴, 인자한 표정을 지닌 독특한 한국 호랑이를 그린지는 올해로 42년째이다. 이 화백은 5세때부터 한학하는 조부로부터 한문을 배우면서 서예를 시작, 꽃, 산, 잉어 등 산수화를 독학했다.
“사자는 먹이를 발견했을 때 떼로 달려들지요. 그러나 호랑이는 혼자서 뜸을 들이며 잡아 먹을까를 곰곰히 생각하는 인자한 면이 있습니다. 이런 호랑이의 성격, 먹이를 대할 때의 태도, 먹이 사슬을 놓고 덮치는 표정, 포효하는 모습을 그립니다.”
호랑이를 그리기 시작한 이래 그는 호랑이를 보기위해 쉴새없이 한국에 있는 용인 자연농원을 드나들었다. 외국에서 호랑이가 새로 입양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단걸음에 달려가 호랑이를 구경하곤 한 이 화백이 지금껏 그린 호랑이 그림은 5-6백점에 이른다. 그러나 현재 소장하고 있는 작품은 10여점이 전부다.
“그림 속에 그려져 있는 산은 모두 내 산, 내 호랑이입니다. 그러나 완성된 작품은 내 손을 떠나야 가치가 있는 것이지요. 장학회를 설립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하면 중견작가들과 공동으로 작품을 판매, 장학기금으로 내놓고요. 또 친지나 친구들에게 작품을 한 점씩 나눠줘요. 한 번 남에게 주면 평생 마음이 즐겁잖아요.”
그는 또 경사스런 날에는 정성껏 쓴 글씨를 보시하듯이 이웃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 지난 해 7월 시카고로 이민온 그는 최근 노인센터에 대형 호랑이 그림 한 점을 기증했다. 경기도 이천 출생의 이화백은 한국 문화예술대상전 대상 수상을 비롯,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상, 국제대사관상, 러시아 문화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으며 중국 연변에도 작품이 보관돼 있다.
이정화기자 ch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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