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리랑축전 참관, 이철 특파원이 본 현지표정 <중>
▶ 편한여행 기대말고 ‘금기’지켜가며 구경보다는 체험을
<평양·개성-이철 특파원> 육중한 철문이 조금씩 열리듯 북한이 해외동포들에게 조심스런 개방을 시도하고 있다. 문은 열었지만 사실 자신들도 관광안내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어린 표정이다. ‘관광안내’라는 단어자체가 북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 관광객측에서 보면 안내책자도 없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 우선 호텔에 도착하면 여권과 비행기표를 카운터(당국자)에 맡겨야하기 때문에 “잘못 행동하면 출국정지 당하는 것이나 아닌가”하는 두려움부터 앞선다. 그러나 북한 당국자들은 “그런 일은 절대로 없을것”이라고 하면서 마음놓고 관광하라고 당부한다.
평양관광은 관광차원에서 생각하면 불편하기 짝이 없고 북한 공부 차원에서 고려해야 모든 문제가 풀린다. 북한은 꼭 볼 필요가 있다고 믿는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은 바로 북한여행을 두고 말하는것 같다. 북한은 구경하고 나면 느껴지는 것이 너무나 많다. 귀중한 체험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여행할 미주한인들을 위해 겪은 몇가지 경험을 소개하려고 한다.
북한에는 몇가지 터부가 있다. 이 터부를 건드리면 북한 당국자들은 히스테리칼한 반응을 보이며 얼굴 빛이 달라진다.
첫째, “김일성”과 “김정일”이라는 단어가 관계된 어떠한 것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몸가짐을 조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동신문이나 잡지에 ‘김일성 수령’이나 ‘김정일 장군’ 사진이 실렸을때 그것을 깔고 앉으면 이 사람들이 화를 버럭 낸다. 평양에 도착하면 김일성 동상이 있는 만수대부터 안내하는데 이때 머리숙여 경의 표하기를 이들이 희망하지만 우물쭈물 넘어가면 그만이다.
그러나 “내가 크리스찬인데 왜 절하느냐”고 따지면 분위기가 험해진다.
둘째, 사진 촬영에 신경써야 할 대상들이 있다. 특히 인민군초소는 절대 찍으면 안되고 공항전경, 내부도 찍지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공항과는 달리 평양의 순안공항은 군인들과 보안대원 그리고 이민국, 세관등 제복 입은 사람들이 운영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터프하다. 북한 안내원들이 제일 촬영 신경쓰는 곳은 묘향산에 있는 김일성 선물 기념관이다. 국제 친선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곳은 성역화되어 있으며 입장때 카메라, 비디오는 물론 모자도 맡겨야 한다. 이 건물안에는 김일성 주석이 세계각국 원수로부터 받은 선물 17만점이 전시되어 있는데 문제는 전시관이 산속 땅굴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거 땅굴 아닙니까”라고 어느 교포가 물으니까 안내원은 대답않고 그를 쳐다보기만 했다.
세번째는 베푸는 테크닉이다. 북한인들은 자신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면 굉장히 기분 상해한다.
사람들이 있을때는 팁이나 선물을 주면 안 받는다. 특히 한국산 제품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해도 사양한다. 그리고 남한과 비교하는 말은 조심해야 한다. 여행해보면 북한인들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어떻게 주느냐”-이것이 문제다. 잘못주면 무안 당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첨가해 말하고 싶은 것은 북한여행에서는 청바지를 입지 말 일이다. 자본주의 타락의 상징이라하여 혐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한다. 사고 싶은데 살것이 없고 주고 싶은데 말썽이 될까봐 걱정이 되는것이 북한 여행이다.
평양 ·개성 - 이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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