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이야기 저런이야기
▶ <옥세철 논설실장>
’한국 바둑 두냐’-. 상대가 이상한 수를 두면 놀리는 말이었다고 한다. 10여년전, 그러니까 일본이 바둑 종주국 행세를 단단히 하고 있을 때 한국 바둑은 놀림감이었다.
한국 바둑이 이제는 질줄을 모른다. 국제기전이 열렸다 하면 우승은 으레 한국기사 몫이다. 수년전만 해도 결승전은 그래도 ‘한국 대 중국’ 등(혹은 일본) 국가 대항전 모양을 갖추었다. 이제는 그것도 아니다.
일본기원 주최의 후지쯔배 국제기전은 결승무대를 한국 기사에게 내준지 오래다. 한국주최의 LG배 세계기왕전에서는 8강중 7명이 한국기사다. 올해 TV아시아 속기바둑 선수권대회에서도 이창호, 조훈현, 이세돌이 나란히 우승, 준우승, 3위를 차지했다.
2000년 이후 국제 기전은 아예 퍼펙트 게임이다. 한국이 한번도 우승을 내준적이 없는 것이다. 승부의 내용은 아주 처참하다. 일본과 중국측에서 볼 때 그렇다.
최근 끝난 아시안 컵 대회의 결과를 보자. 이 대회는 일본이 바둑 종주국 체면을 되살리기위해 올해 창설한 대회로 각국이 5명의 정상급 기사를 출전시켜 벌이는 국가대항전 형식 기전이다.
결과는 10대0이다. 한국의 영봉승이다. 5명의 한국 기사가 기성(棋聖)이다, 전 명인(名人)이다 하는 일본의 정상급 고수들을 모조리 격파 한것이다. 대만도 한국을 상대로 한판도 이기지 못했다.
일본의 명인이라는 초일류 고수가 한국의 여류 저단자에게 나가 떨어어지는 판이다. 3인방이니, 4인방이니 하는 한국의 정상급 기사는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의 10대 신예들도 국제기전에서는 공포의 대상이다.
’강해서 이기는가, 이기므로 강한 것인가’-. 한국 바둑은 이제 완전히 외경의 대상이다.
한국 바둑은 왜 강한가. 일본의 요미우리 신문은 조훈현과 인터뷰 끝에 이렇게 진단했다. ‘한국의 신예들은 서로 연구를 거듭해 신수를 만들어 낸다…공부량의 차이다’
다른 말로 하면 자유로움과 투명성이다. 전통에 구애받지 않는 젊음의 신선한 착상, 공동 연구가 보장된 풍토. 한국 바둑이 세계를 정복한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이야기다.
그나저나 웬 바둑타령인가. 온통 돈썩은 냄세로 도배질한듯한 ‘홍’(弘)자 시리즈의 한국뉴스가 지겨워서다.
’세상사 한판의 바둑이다’-. 누가 한 말이던가. 틀린 말같다. 추한 몰골을 드러내놓고 있는 대마는 한번 바둑판에서 쓰러내리면 그만이다. 세상사야 어디 그럴수가 있어야 말이지….
바둑 뉴스에만 눈이 가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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