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조한 22일 새벽 LA한인타운에서 펼쳐진 3만여 한인들의 합동응원행사는 4·29폭동 당시 열렸던 10만 평화대행진 이어 미주 이민 100년사상 단일 행사로는 가장 많은 한인들이 모인 일대 사건으로 기록되게 됐다.
특히 뜨겁게 달아오른 열광적 응원분위기 속에서 한인들이 보여준 조국애와 질서의식은 대내외적으로 한인사회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축제행사의 새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며 타 인종 주민들에게 한인타운이 진정 ‘한인들의 타운’임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21일 초저녁부터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합동응원 장소에 몰려들기 한인들의 숫자는 경기 시작 30분전인 밤 11시께 이미 2만명 선을 돌파했고 응원단이 외치는 ‘대∼한민국’과 ‘필승 코리아’의 함성으로 한인타운은 동틀 녘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들은 승부차기까지 혈전 끝에 한국의 4강 진출이 확정되자 앉았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서로를 부둥켜안았으며 감격과 환희의 절정 속에서 ‘이겼다’를 연호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날 한인타운에 몰린 한인들은 에퀴터블플라자와 코리아타운갤러리아만 합쳐도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으며 경기가 끝난 뒤 6가와 윌셔, 올림픽 블러버드 등 한인타운내 주요 도로들은 장사진을 이룬 한인들의 차량에서 울려대는 경적소리로 한낮의 러시아워를 무색케 했다. 또 흥분을 주체못한 한인 수십 명이 도로분리선까지 나와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으며 집에서 가족끼리 경기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거리로 뛰쳐나와 만세를 불렀다.
한인들은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결코 이성과 질서의식을 잃지 않았다. 해병전우회와 민족학교, UCLA학생 등 자원봉사자들은 ‘사고없는 행사’를 일궈내기 위해 경기를 못 보는 ‘고통’을 감수해가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봉사했고 대다수의 의식 있는 한인들은 경기 후 자발적으로 청소에 동참, 타 인종 주민들과 주류사회 언론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줬다.
<하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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