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말 뉴저지주 웨인의 지역신문 ‘헤럴드 뉴스’는 윌리엄 패터슨대학에서 미술석사과정을 마치고 졸업전을 갖는 한인여성과 그녀의 작품세계를 로컬 컬러면에 크게 소개했다.
컴퓨터 테크놀러지를 순수예술에 접목해 주목받은 디지털 아티스트 변주현(42)씨.
그녀는 이곳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의 한인들에게 낯설지 않은 인물이다.
전남편과 함께 에드워드 메디칼그룹을 경영하다가 98년 이혼한 후 두 아이를 데리고 동부로 훌쩍 떠났던 여인. 오빠가 있는 뉴저지에서 새 삶을 개척한 그녀가 4년만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 활짝 웃으며 나타난 것이다.
싱글 맘으로 두 자녀를 키우며 대학원에 진학, "정말 열심히 일하며 공부했다"는 그녀는 인생의 용광로를 통과한 예술로 주류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편하게 잘 살다가 갑자기 어려움을 당하고 나서 힘들었지만 주위 친지들의 도움으로 빨리 극복했습니다. 뒤를 돌아보며 원망하지 않고, 앞만 보며 열심히 살았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그늘진 얼굴 보이지 않고 명랑하게 지내려 무진 애를 썼어요"
흔히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들 말하는데 그녀에게 이혼이 바로 그런 사건이었다. "그런 일이 없었다면 다시 공부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겠죠. 이혼한 여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주저앉아 울지 말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라는 것입니다. 미국은 기회가 많고 열려 있잖아요. 얼마든지 더 좋은 미래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화여대 섬유예술과를 나왔지만 결혼하고 아이들 키우며 살던 12년동안 거의 잊었던 예술을 이제야 다시 찾았다. 윌리엄 패터슨대학의 첫 MFA 졸업생인 그녀는 비디오 아트와 믹스드미디어를 접목시킨 독특한 작품으로 주류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인트라 레드, 울트라 바이올렛’이란 제목의 졸업전시회에서는 "인간속에 잠재된 슬픔을 컴퓨터의 디지털 이미지를 확대하고 열처리해 천에 옮겨 프린트한 작품들"을 소개해 호평받았고, 디지털 아트대회에서 최고상인 ‘안드레 셸런버그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유력 미술잡지의 표지에 작품이 실린 바 있다.
몇몇 상업미술업계로부터 아트 디렉터 교섭을 받고 있다는 변씨는 그러나 순수미술작가가 되어 뉴욕으로 진출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몇 년간 더 작업에 몰두할 계획.
13세와 8세 남매를 둔 변씨의 원래 이름은 정주현. 아직도 전 남편의 성을 사용하고 있는 이유는 아이들과 다른 성을 가질 때 오는 최소한의 혼란이나 상처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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