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7월11일. NBA 신인 드래프트. 당시 LA 레이커스의 제너럴 매니저였던 제리 웨스트는 팀의 주전 센터였던 7년차 베테런 블라디 디바츠를 샬롯 호네츠가 전체 13번으로 지명한 18살짜리 하이스쿨 졸업생과 맞바꾸는‘깜짝’트레이드를 단행했다. NBA 전체에 7피트 신장의 쓸만한 센터가 몇 없는 마당에 웬만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코흘리개의 잠재력만 보고 당시 27살밖에 안된 디바츠를 내준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호네츠는 당장 NBA 정상급 센터가 생겼지만 레이커스가 수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건진 스토리는 이러했다. 95∼96년 시즌에 게임당 12.9득점을 기록했던 디바츠는 그 다음 6년 뒤에도 평균득점에 거의 변화가 없다. 그때나 지금이다 별로 변한게 없다. 그는 이미 완성품이었다. 반면 브라이언트는 7.6→15.4→19.9→22.5→28.5→25.2점으로 매년 놀라운 성장을 보였다. 나이도 디바츠가 이제 33살인 반면 브라이언트는 24살에 불과하다. 저울은 가면 갈수록 브라이언트와 레이커스 쪽으로 기울어진다.
3년전 포틀랜드 트레일 블레이저스와 인디애나 페이서스가 파워포워드를 맞바꿨을 때도 페이서스가 손해 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저메인 오닐보다 데일 데이비스를 선호하는 팀은 아예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은 오닐’이 페이서스의 간판스타가 된 반면 데이비스는 커리어가 거의 끝나간다.
29일 LA 클리퍼스와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가 포인트가드 안드레 밀러(26)와 파워포워드 대리어스 마일스(20)를 맞바꾼 트레이드도 비슷한 시나리오다. 당장에는 포인트가드만 보강하면 플레이오프 팀이라던 클리퍼스가 덕을 본다. 지난 시즌의 ‘어시스트 왕’ 밀러가 합류한 클리퍼스는 오는 시즌 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전망이다.
그러나 2∼3년 뒤에는 무슨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첫 2년간 게임당 9.4득점을 기록한 마일스는 ‘작은 오닐’을 능가함은 물론, 제2의 브라이언트 또는 케빈 가넷(미네소타 팀버울브스)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구두쇠 구단’으로 유명한 클리퍼스는 또 무슨 생각으로 밀러, 엘튼 브랜드, 라마 오돔 등 올 시즌을 끝으로 NBA 맥시멈(7년간 8,400만달러 추정) 연봉을 요구할 선수들을 이렇게 끌어 모으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클리퍼스는 밀러와의 재계약에 실패할 경우 마일스만 내주고 남은 것은 하나도 없을 위험 부담을 안아맡았다. 디바츠가 현재 새크라멘토 킹스에서 뛰고 있는 것처럼 전례를 보면 클리퍼스도 똑 같은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클리퍼스를 헐값에 사들였던 리그 최고 악명의 도널드 스털링 구단주가 딱 한 시즌 재미를 보고 팀을 또 분해시킬 것인지, 아니면 플레이오프 팀으로써 오른 값에 팀을 팔아치울 작정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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