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간을 LA레이커스 전담 방송중계 아나운서로 활약하고 있는 ‘레이커스의 목소리’ 칙 헌(85·사진)이 지난 3일 저녁 뇌진탕으로 입원, 두 차례 긴급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여서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칙 헌은 3일 엔시노 자신의 집 패티오에서 화분을 옮기려다 넘어져 뒷머리를 바닥에 부딪힌 후 의식을 잃었으며 즉시 노스리지 메디컬센터로 옮겨져 뇌 표피에 생긴 직경 6인치 가량의 응혈을 제거하는 1차 수술에 이어 뇌간 부위에 2차 뇌수술을 받은 후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칙 헌의 수술을 담당한 애셔 타반 신경외과의는 "뇌기능 손상으로 언어 능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혀 그가 다시 중계석에 복귀하기는 불가능한 상태임을 암시했다.

85세의 고령에도 왕성한 현역 활동을 해온 ‘살아있는 전설’ 칙 헌은 올시즌 심장수술에 이은 엉덩이뼈 골절 등 건강문제로 약 5개월간 중계석을 떠나 요양하다가 지난 4월 다시 마이크를 잡고 레이커스의 NBA 3연패를 지켜봤다.

레이커스가 LA로 본거지를 옮긴 직후인 1961년부터 레이커스 중계 마이크를 잡아 무려 42년째 활약을 보여온 칙 헌은 열정적인 톤에 재치있는 표현들로 가득찬 속사포같은 중계 스타일로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아왔으며 65년부터 지난해 말 심장수술을 받을 때까지 31년간 3,338회 동안 단 한번도 빠지지 않고 레이커스 경기를 중계한 기록을 갖고 있다.

칙 헌이 중태에 빠졌다는 소식에 LA팬들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레이커스 구단구 제리 버스는 "수많은 팬들과 함께 그의 회복을 기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