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얏트호텔 그랜드 볼륨 KOWOC주최 만창정에서의 일이다. FIFA총회를 위한 자원봉사자 교육때부터 많이 아는 척하던 이 아가씨 드디어 팀장이 되었는지 모두들 모이라고 하더니 오늘 초대된 VIP들은 모두 자기 테이블을 알고 오니까 모르고 묻는 사람이 있거던 저기 벽에 붙여놓은 리스트에 가서 확인하고 알려주면 된단다. 모르시는 말씀이지 어떻게 손님을 세워놓고 뛰어가서 보고 온단 말입니까?!
의전 봉사란 열정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역할을 충분히 알고 임해야 하는 것, 업무이해도가 열악한 당신처럼 한 눈을 팔수야 없지요. FIFA집행부에 있는 사람에게 뛰어가서 사정을 얘기했더니 얼른 자기가 가지고 있던 리스트를 준다.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으로 만찬장 입구에 차렷자세로 서서 열심히, 누가 Dr.이고 Prof.이며 Mrs.인지 읽어 내려갔다. 헤드 테이블을 위시한 26개의 테이블에는 모두 네임카드가 올려져 있고 프리 테이블까지 합치면 거의 일천명을 육박하는 손님들, 그 지구촌의 VIP들이 들어서는 순간 사전준비없던 그들은 어디론지 묻혀버리고 나만 발을 동동 구르게 바빴다.
누군가가 악수를 청하기에 올려다보니(그도 키가 무척이나 컸다) 정몽준 FIFA부회장님 아닌가!! "Thank you for everything you’v done"그분은 내가 수고한다고 손을 내밀었지만 나로서는그가 월드컵 개최를 위해서 지난 6년간 수고하신 노고가 고마웠다. 앞으로 있을 그라운드 위의 세계말고도 이면에서 그 모든 것을 준비해야했던 또 하나의 역동적인 세계에서 그는 얼마만큼의 땀을 흘렸고 또 흘리게 될텐지…
의전관계 자원봉사란 배우고 연습하기 위하여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가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국제적인 감각을 지니고 임해야 하는 것이다.
시계가 자정을 알리는 조용해진 서울의 밤을 가로지르면서 나는 채근담(菜根譚)하나를 되뇌이고 있었다. "하늘과 땅은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지만 그 작용은 잠시도 쉬지 않으며, 해와 달은 밤낮으로 바삐 달리지만 그 맑음은 영원히 변함이 없다. 그러므로 군자는 한가한 때에는 긴박한 일에 대비하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고, 분주할 때에는 여유있는 맛을 지녀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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